매일신문

지역 불교계, 차기 주지 후보 단일화 움직임

"경선보다는 합의추대"

차기 주지 선출을 앞두고 있는 지역 불교계에 합의 추대에 의한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가 최근 현 주지인 법타 스님을 단일후보로 합의추대한데 이어 제9교구 본사 동화사도 일부 스님들이 주축이 돼 주지 선거 후보자 합의 추대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같은 합의 추대 움직임은 주지 선거가 과열 경선으로 치달을 경우 승가의 화합을 깨고, 불교 발전을 저해하는 등의 부정적인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향후 주지 선거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4월 차기 주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동화사의 말사 스님 20여 명은 산중 고유의 대중공사 정신을 되살려 후보를 합의 추대하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 '제9교구 동화사 주지 추대위원회(추대위)'를 구성, 3일 사무실 현판식을 갖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교구본사 주지 선거와 관련해 합의추대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가 구성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추대위 공동위원장 혜승 스님은 "차기 주지 선거가 불교 발전을 저해하거나 불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으로 사부대중이 화합하고 승가 본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고 했다.

추대위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덕행을 겸비한 후보를 추대하기 위해 스님과 재가불자가 함께 후보자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작업을 앞으로 벌여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동화사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선거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차기 주지를 추대하자는 움직임은 시기상조며 추대의 경우 후보자 간의 합의나 불교발전을 이끌 적임자라는 전체 의견이 모아져야 하는 등 절차상 과제를 남기고 있다"고 했다.

5월 차기 주지 선거를 예정하고 있는 은해사는 지난달 23일 동곡 일타 문도회 스님 100여 명이 영천 은해사에서 문도총회를 열어 청정 선거와 문중 화합을 위해 차기 주기 선거를 경선으로 치르지 않고 현 주지 법타 스님을 단일 후보로 추대할 것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일타 스님 문도회는 그동안 혜국 스님과 향적 스님, 현소 스님, 돈명 스님, 선혜 스님, 법의 스님, 장적 스님 등 7명의 스님이 소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뒤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냈다.

한편 제2교구 본사 용주사도 지난달 열린 산중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임 주지 후보를 추대, 이 같은 교구본사의 주지 추대 움직임은 앞으로 주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제6교구 마곡사, 11교구 불국사, 15교구 통도사 등 다른 교구본사의 주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사진: '제9교구 동화사 주지 추대위원회'가 3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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