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휴식처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앞산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없이 방치되고 있다.
본사 취재팀이 지난달 22일부터 10일 동안 앞산 일대를 조사한 결과 생태계의 파괴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산 전체에는 정확한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의 거미줄 같은 샛길이 계속 생겨나면서 산림 훼손, 토양 유실, 지형 변질 등이 급격하게 진행돼 동·식물의 생태기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이중 항공무선표지소∼봉덕토성∼용두길 구간 등산로의 훼손정도가 심했는데 등산로가 지나치게 확장되면서 능선 전체의 토양이 유실된 곳도 있었다. 하루평균 4만~5만 명의 시민들이 앞산을 찾아와 마구잡이로 새 등산로를 만들고 일부는 산림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객 오현목(60·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씨는 "길이 넓어져 그늘 없는 등산로가 늘어나는 등 매년 산림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면서 "행정당국이 새 등산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시, 구청 등이 앞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벌이지 않아 정확한 훼손실태를 파악하기도 힘들다. 행정당국이 앞산 보호대책이나 종합적인 개발 가이드라인 등을 만든 적도, 시도한 적도 없다.
봄을 맞아 등산객이 크게 늘고 있는데도 대구시, 앞산공원관리사무소 등은 산림훼손을 막기 위해 등산객 출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도 시행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하다.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런 상태로 앞산을 방치하면 몇 년 내에 희귀 동식물이 모두 사라진 '죽은 산'으로 변할 것"이라며 "늦기 전에 종합적인 앞산 보호대책을 마련해 산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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