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 3·1절 골프파문은 한나라당 최연희 전 사무총장 '여기자 성추행' 사건 정국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사의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열린우리당은 반대로 한껏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가 사과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은 국민앞에 겸허하게 나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내부 입단속을 지시했다. 정 의장은 "항상 어려움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난다"면서 "우리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더이상 개별적인 의견 표출을 삼가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내부 단합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당초 당내에서 이 총리 사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기왕에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마당에 내부 단합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세에는 못마땅한 듯 최연희 의원 성추행 문제를 재거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식당 주인에게도, 주방 아주머니에게도, 감옥에 있는 재소자에게도 성추행은 나쁜 짓이다. 요즘은 아내에게도 술을 먹고 막 대하지 못하는 세상"이라며 "정치인들은 정신을 차리고 늘 깨어있어야 국민들에게 질책을 받지 않는다"면서 최 의원 사건을 은근히 재론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 골프파문을 전세 역전의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주재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문제를 강도높게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일국의 국무총리가 한쪽에서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데 골프로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볼 때 과연 이래가지고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이 총리 사의 수용에 대한 압박도 곁들였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청와대의 이 총리 사의 수용 지연과 관련해 "이번에도 소나기를 잠깐 피하는 형식으로 지연술을 쓰고 있다"며 "총리는 즉각 사임하고 국민들 분노를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이재오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총리 사의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사의를 받아들여 이 총리를 사퇴시켜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현재 과반수가 안 된다는 것을 노 대통령은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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