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관타나모 수감자 기록에는 수감자들이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가해서 수행한 역할이 수감 이유로는 빈약하거나 모호해 인권침해 논란의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방부가 수감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4년간의 '비밀주의'를 깨고 일반에 공개한 317건의 심문기록에 따르면 압둘라흐 알 루샤이단이 그 같은 사례 중 하나. 그는 2001년 12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에서 체포됐다.
알 루샤이단은 필리핀의 이슬람 반군단체인 아부 사야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구호단체에 고용됐으며 2001년 11월 다마스쿠스와 테헤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또 2002년 3월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을 겨냥한 로켓공격 연루혐의로 체포된 텔레반 관리와 다마스쿠스 방문 당시 호텔방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기록은 그러나 그가 어떤 행적으로 적 전투원으로 간주됐는지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그가 알 카에다 조직원 또는 다른 무장단체 요원임을 부인했다고 적고 있다. '관련자료'에는 그가 아프간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 "진실을 말하면 당신이 화를 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됐다. 아프가니스탄인인 자히르 샤흐는 한 이슬람 단체 소속으로 자신의 집에 로켓 추진 수류탄 등 무기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기소된 케이스.
그는 자신의 사촌과 불화를 겪고 있어 호신용으로 무기들을 갖고 있었지 미군과의 전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BB총을 갖고 사냥할 때 한 번 총을 쏜 것이 어떤 대상을 상대로 총을 쏜 유일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기록에서는 일부 수감자들이 심리적인 고통을 받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다.
2003년 1월 자살을 시도했던 미샬 아와드 사야프 알하비리는 "산소부족으로 심각한 뇌손상"을 겪어 당국이 석방을 고려했다고 돼 있다.
또 소피아네 하데르바체는 프랑스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여행했고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수감자인데, 자신의 감방에서 나체상태로 버티고 서 있음으로써 교도관들에게 도전한 전투적인 수감자로 묘사돼 있다.
압달라흐 살라흐 알리 알 아지미의 경우, 쿠웨이트 군대를 탈영해 탈레반에 합류, 아프간 바그람 인근 지역에서 미군이 지원하는 '북부동맹'과 2, 3차례의 전투에 참가했다는 게 수감 이유였다.
쿠웨이트 출신인 그의 이러한 행적은 다른 대부분의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행적과 유사하다.
특히 많은 기록들은 수감자들이 법정에서 전사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했다며 설득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메시 아르사드 알 라시드는 "나는 내가 받은 훈련이 알 카에다 훈련으로 간주될지 몰랐다. 나는 무슬림들을 도와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록에는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이름도 등장하고 있다. 기록은 수감자가 빈 라덴이 말하는 것을 들었는지 또는 아프가니스탄에 머무는 동안 그를 보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은 먼 곳에서 목격된 누군가로 나타나 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약 490명이 수감돼 있으며 이중 10명만이 특정 범죄혐의로 기소돼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