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5일) 경북에서는 2명이 산불로 목숨을 잃었다. 불의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명이나 희생된 사건은, '산불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가 바로 지금부터이다. 건조도 등 불이 번질 수 있는 '자연 조건'보다, 사람의 접근도 등 불을 발생시키는 '인공 조건'에 산불의 발생 빈도가 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오늘이 절기상의 '경칩'이고 어제는 대구 17.6℃, 울진 18.2℃까지 낮 기온이 상승하는 등 봄 기운이 처음으로 완연해졌다. 봄이 깊어지면 들과 산으로 향하는 농민들과 도시인들의 발길은 더욱 늘어나고, 산불 위험도는 그만큼 높아진다. 같은 이유로 산불은 한식'식목일이 겹치는 한 달 뒤쯤 절정을 이루는 게 통례였다.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작년 산불 발생일도 식목일이었다. 예년의 경우로 보면, 산불은 지금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앞으로 50여 일간 주로 위세를 떨칠 것이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2000년 이후 지난 6년간 전국에서는 평균 잡아 매년 600여 건의 산불로 매년 6천여ha의 숲이 잿더미로 변해 왔다.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론 발생 이후의 대처 능력도 키워야 할 것이지만, 발생 자체를 막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첫걸음은 산불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리라 믿는다. 집이나 공장이 불타면 놀라워하면서도 산이 불타는 데는 무신경한 우리의 감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인공 건축물은 단 몇 년이면 복구할 수 있지만 산을 되살리는 데는 수십 년 걸린다"는 뜻 있는 인사들의 경고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 같은 인식 전환이 없이는 방대한 면적의 산림을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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