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후 미국프로야구 진출을 다시 노리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미국 본토에서 메이저리그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시아홈런왕'의 기개를 펼칠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의 주포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도쿄대첩'을 이끈 이승엽은 13일부터 미국 애너하임에서 벌어지는 WBC 8강 본선리그에서도 대포를 본격적으로 뿜어낼 작정이다.
요미우리의 새 식구가 된 뒤 홈구장 도쿄돔에서 처음으로 임한 실전 게임인 WBC 예선전에서 이승엽은 중국전 2방, 일본전 한 방 등 3차례나 도쿄돔 천장을 가르며 홈팬들 앞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승엽은 일본의 다무라 히토시(2개)를 제치고 예선전 홈런왕에 올랐다.
특히 감기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과 상대의 볼 배합을 읽는 영리한 플레이로 대포를 쏘아올려 '과연 이승엽'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승엽은 일찍부터 요미우리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뒤 2년전 한 차례 도전했다가 쓴 맛을 본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한 번 노크하겠다고 밝혔다.
근육질로 무장, 몰라보게 달라진 파워에 한 층 향상된 수 싸움 실력까지 갖춘다면 이번에는 제 값을 받고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WBC다. 오른손 거포 김동주가 어깨 탈구로 이탈하면서 한국팀 코칭스태프가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WBC 예선전은 이종범, 김종국(이상 기아) 등이 타선 앞뒤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해결사 능력으로 볼 때 '그래도 믿을 것은 이승엽이다'라는 점을 재확인한 한 판이었다.
이승엽의 한 방이 일본 열도를 침몰시켰고 한국을 아시아 야구 최강으로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개인적인 꿈도 걸려있지만 한국의 WBC 4강이라는 원대한 목표도 그의 방망이에 달려있다.
그래서 13일 붙을 게 유력시되는 미국과의 WBC 본선 첫 게임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가 총출동, '최강의 방패'를 자부하는 미국 마운드를 상대로 이승엽이 괴력의 장타쇼를 벌인다면 팀도 힘을 얻고 이승엽 자신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중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승엽은 3년전 56방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당당히 미국 진출을 선언했으나 메이저리그쪽에서 턱없이 낮은 가격을 부른 탓에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드니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언제나 한 방이 필요할 때 그 몫을 충분히 해줬던 이승엽이 다시 한 번 찾아온 천우신조의 기회를 제대로 살려 아시아의 거포로 제대로 인정 받기를 기대해 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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