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상 작품상은 영화 '크래시'가 차지했다. 감독상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리안(李安) 감독에게 돌아갔다.
6일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진행된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래시'는 작품상과 더불어 각본상과 편집상 등 노른자위 트로피 세 개를 가져갔다. 글든글로브 다관왕으로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브로크백 마운틴'은 감독상, 각색상, 작곡상 등 3개 부문에서만 수상했다.
◇작품상 '크래시'=아직 국내에는 개봉되지 않은 이 작품은 캐나다 출신 폴 해기스의 감독 데뷔작으로 650만 달러가 들어간 저예산 독립영화다. 폴 해기스는 제작자 겸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지난해 아카데미 각색상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크래시'는 이번에 남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매트 딜런과 영화 '미스 에이전트' 의 샌드라 불럭 등 유명 배우가 등장하지만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없는 ' 앙상블 영화'다. 이 영화는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사람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 서로 엮이며 겪는 36시간 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조명한다.
도둑을 동생으로 둔 흑인 경찰관, 사회와 인종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자동차 도둑 두 명, 인종차별주의자인 베테랑 형사, 성공한 흑인 영화감독과 그 아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사는 페르시아계 이민자, 히스패닉계열쇠 수리공 등이 등장하며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인종 차별의 단면을 보여준다.
㈜타이거픽쳐스(대표 조철현)는 이 영화의 수입계약을 맺고 2월2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수입추천을 받았으며 4월 초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감독상 '리안'=올해 감독상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을 연출한 리안 감독에게 돌아갔다.
동양계로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차지한 것이 78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지만 이미 그의 연출작 '와호장룡'이 2001년에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촬영상, 미술감독상, 작곡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해 오스카 트로피에 친숙한 인물이다.
리안 감독은 1954년 대만 출생으로 뉴욕대에서 예술학 석사를, 일리노이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받은 엘리트. 영화 데뷔작은 1992년 작 '쿵후선생'이다.
그는 영화 '결혼피로연'이 1993년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면서 국제 영화계에 알려졌다. 이후 94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으로 초대된 '음식남녀'에 이어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영화화한 '센스, 센서빌리티'로 뉴욕비평가협회 감독상(1995년)과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1996년)을 함께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올랐다.
'와호장룡'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그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유니버설과 손잡고 에릭 바나, 제니퍼 코넬리 등 스타들을 앞세워 '헐크'를 선보였다. 이미 만화와 TV 시리즈로 익숙한 헐크의 캐릭터를 독특하게 해석했다는평가를 받았으나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남우주연상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호프먼은 1967년생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 '만년 조연'으로 영화 '여인의 향기' '트위스터' 등에 출연했지만 이렇다할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의 생애를 영화화한 '카포티'를 통해 배우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에 골든글로브상, 배우조합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뉴욕대에서 드라마를 전공했던 호프먼은 1991년 '트리플 보기 온 파 파이브 홀' 로 영화에 데뷔했다. 현재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3'에도 출연해 5월5일 미국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여우주연상 '리즈 위더스푼'=2001년 로맨틱 코미디 '금발이 너무해'로 스타덤에 오른 리즈 위더스푼은 1976 년 생으로 91년 '머니의 질투'로 데뷔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금발이 너무해'처럼 금발은 머리가 나쁘다는 통념을 깨는 배우로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재원. 영화 '앙코르'에서 맡은 준 카터 역으로 미국배우조합상 영화부문 여우주연상, 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영화부문 여우주연상, 영국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등을 거머쥐었다. 지금껏 가벼운 영화에 출연해 왔지만 '앙코르' 출연으로 연기파 배우로 변신한 케이스. 최근 개런티 신기록도 세워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받게 됐다.
그는 차기작 '우리 가족의 문제(Our Family Trouble)'의 출연료로 2천900만 달러(한화 약 282억원)를 받아 지금까지 줄리아 로버츠가 '모나리자'에 출연하면서 받았던 2천400만 달러의 기록을 깼다.
사진: 7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호프먼(왼쪽)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위더스푼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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