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과정에서 고등학교 내신석차를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느냐를 놓고 미국의 대학과 고등학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국 대학에 쇄도하는 입학지원서에 에세이와 추천서, 성적증명서 등은 첨부되지만 정작 석차는 제출되지 않고 있어 대학들이 입학사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들은 학생들의 내신 석차를 제시하지 않는 데 대해 '매우 훌륭하지만 최상은 아닌 학생들'의 기회를 상실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의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학생들의 석차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마이애미 비치 고등학교 교장인 진 프리드먼 교육위원장은 "석차를 제시하지 않으면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성적만이 아닌 전체를 보고 학생들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대입카운슬러협회(NACAC)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고교의 40%가 대입지원 서류에 석차를 기재하지 않았고 특히 사립고교 중에서 이를 공개한 곳은 20%에 불과했다. 지난해 오하이오주 캐년대의 경우 입학생 가운데 60%가 석차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반더빌트대의 올해 입학지원생 가운데 57%도 고교 석차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고등학교들이 고교 석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학습능력평가(SAT) 등 표준 학력시험 점수의 반영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대학들은 SAT의 반영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NACAC 조사 결과 내신석차를 전형의 주요 요소로 여기는 대학(복수 응답)은 1993년 42%에서 2004년 28%로 크게 줄어든 반면, SAT를 주요 요소로 여기는 대학은 46%에서 60%로 늘어났다. 스워스모어大 짐 복 입학 및 재정지원 담당 학생과장은 "석차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자녀가 고등학교 때 최상이었다는 점을 알 수 없다"고 말했고, 반더빌트대의 윌리엄 셰인도 "한 학생이 다른 학생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하려는 풍조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학과 고교 간 이런 논란을 소개하면서 "고교들이 석차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자기학교 학생을 더 많이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의도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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