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회문제 전문가들은 일부다처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1세기 러시아 여성은 무엇을 기다리나'라는 주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논란 중인 일부다처제는 여성 및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는 올 들어 인구 부족과 '여초(女超)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다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총리는 지난 1월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체첸 남성들이 숨져 여성이 남성보다 10% 많다"며 일부다처제 필요성을 주장했고,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도 "러시아에 미혼 여성이 1천만 명에 이른다"며 일부다처제 실시를 위한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에 나온 스베틀라나 아이바조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사회연구소장은 "일부다처제 법안이 채택되는 것에 결단코 반대하며 일부다처제는 사회의 요구도 아니다"면서 "자유민주당의 제안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엉뚱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아나톨리 비쉬네프스키 인구생태학연구센터장은 "러시아는 1992년부터 낮은 출산율, 높은 사망률로 인구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다처제는 해결책이 아니며 젊은 가정에 물질적인 지원과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며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갈리나 미할예바 여성정치연합회 회장은 "여성들은 직장에서 남성보다 보수가 훨씬 적다"면서 "성 평등문제는 정치적 의제로서 제기가 돼야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여성'이라는 주제로 또 다른 토론회가 열려 러시아 여성의 인권 실태가 논의됐다. 리디아 바르다코바 유엔 인구정책조정관은 "매년 러시아에서 9천 명의 여성이 가정 폭력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메리 콜린스 세계보건기구(WHO) 러시아 지부 대표는 "러시아 여성들은 유럽 여성보다 10년 일찍 사망하며 해산시 사망률도 6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