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모지에서 피어난 피겨 요정…다음은 '올림픽 정상'

피겨 요정 김연아가 주니어 무대를 평정함으로써 시니어 무대와 올림픽 정상으로 가는 길목을 통과했다.미셸 콴, 사라 휴즈(이상 미국),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 등 세계 정상의 피겨 여왕들은 모두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3위 이내의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후 시니어 무대 정상에 올랐듯이 김연아도 정상으로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김연아의 이번 쾌거는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피겨 강국들이 우수 선수층이 두터운 데다 기반 시설도 잘 갖춰진데 비해 피겨 등록 선수가 100여명에 지나지 않고 시설도 열악한 국내 여건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가치가 더하다. 이때문에 김연아의 정상 정복은 빙상 불모지에서 '기적'의 꽃이 핀 것과 같은 성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이내 '피겨 신동'으로 불리며 중.고교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대회 우승을 싹쓸이, 국내 피겨계를 흥분시켰다. 피겨 선수로는 타고난 161㎝의 키, 40㎏의 신체조건에 점프력과 표현력이 뛰어난 이 소녀는 점프기술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며 세계 무대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2004년 세계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 준우승한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준우승과 주니어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무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피나는 훈련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져 1년만에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여유있게 눌러 더욱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우아한 연기와 표현력이 풍부한 김연아에게 남은 과제는 트리플 악셀(3회전반)과 쿼드러플(4회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구사하는 '비장의 무기'를 갖추는 것.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에 비해 표현력이 부족한 데 비해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는 등 기술 면에서 앞서 있어 김연아는 이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지난해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몸에 와이어를 묶고 트리플 악셀을 연마해 왔지만 아직 완성도가 높지 않아 실전에 쓰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니어 무대 데뷔를 앞두고 반드시 흡수해야 할 기술이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쇼트 트랙 외에 가장 각광받는 피겨 여자 싱글에서 우승 후보를 내세울수 있게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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