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현악 4중주 실내악에 뒤이은 성악공연···.
10일 오전 10시 대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제49기 대구은행 정기주주총회는 경영진과 주주간의 이해가 충돌하는 여느 주총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현악 4중주의 경쾌한 리듬을 타고 들어선 회의장에는 다과와 음료가 마련돼 있었고, 곧이어 들려온 성악가들의 노랫소리는 축제의 장 그 자체였다.
회의 진행도 류창섭 부행장(경영기획본부장)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시각적인 자료를 대형스크린을 통해 프리젠테이션하는 등 기업설명회(IR) 방식을 채택, 집중도를 높였다.
'축제가 된 주총'의 배경은 뛰어난 경영성과. 지난해 대구은행은 사상최대의 이익과 함께 주가가 2배 가까이 뛰는 실적을 올렸다. 이화언 행장 취임당시 7천550원이었던 주가는 한 때 1만6천 원대에 육박하다가 코스피지수가 크게 떨어진 지금도 1만5천 원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주가폭등과 사상 최대 이익, 사상 최고액 배당(주당 400원) 등 주주가치경영은 주총을 자연스레 축제로 만든 셈이다.
그러나 축제의 주총날 대구은행 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외이사가 탄생, 눈길을 끌었다. 그것도 외국인 투자자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화언 은행장이 직접 추천한 외국인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앨런 팀브릭 사외이사는 영국출신으로 옥스포드대학을 졸업한 뒤 1977년 바클레이은행 서울지점장으로 한국에 첫 부임한 이후 한국마스타카드 인터내셔널 대표,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한 국제금융전문가"라면서 "이화언 은행장과는 70년대부터 교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투명경영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경영선진화에 대한 필요성과 자신감이 반영된 사외이사 선임인 것이다.
이날 이화언 은행장은 임기 3년의 상임이사로 재선임됐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과 서정석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유임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최용호(62)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와 앨런 팀블릭(63) 씨가 선임됐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