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崔鉛熙)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성추행사건 발생 11일째인 9일까지 거취표명을 미루고 있어 잠행 중인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 의원은 '의원직 사퇴 후 보선 출마' 아니면 '의원직 사퇴 거부' 등 두 가지 카드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의원직 사퇴를 통한 정계은퇴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8일 당직자 1명을 강원도 모처로 급파, 최 의원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강원도로 갔던 사람이 최 의원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고 대신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퇴하지 않겠다'는 말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의원이 그동안 지인들과 주변인사들을 통해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당에 대해서도 서운하다", "추이를 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혀온 것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 의원이 일단 의원직을 던진 뒤 추후 치러질 보선 때 동해·삼척지역구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동정론과 지역구인 동해·삼척 지역 중심의 구명운동 움직임에 힘입어 보선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만일 최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다면 2001년 16대 국회 때 불법선거로 형확정 전에 사퇴했다가 보선으로 금배지를 '탈환'했던 최돈웅(崔燉雄) 전 의원의 재판이 된다. 다만 최돈웅 전 의원은 한나라당 당적을 버리진 않았었다.
최 의원 문제가 시간을 끌면서 한나라당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적어도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1일 이전에는 결론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최 의원이 입게 될 상처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재로선 하루빨리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만이 해답이며 사퇴 후 재출마하는 것도 여론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최 의원 감싸기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박용진( 朴用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동해 지역에서 '최연희 의원을 구하자'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주체는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의원이자 한나라당 당원으로 확인됐으며 구명운동에 앞장서 온 사람 중에는 한나라당 소속의 동해시장과 강원도의원 공천 신청자도 포함돼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얄팍한 정치술수를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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