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족을 겨냥한 원룸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헬스클럽, 사우나까지 갖춘 복합형 멀티원룸 건물이 하나둘 생겨나는가 하면 모든 가구를 갖춘 호텔형 원룸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달라지는 원룸을 들여다보자.
◆일석삼조 복합 원룸
대구시 중구 동인2가 온수라이온스 원룸하우스. 3, 4층이 원룸인 이 건물엔 헬스클럽(지하1층)과 남녀사우나(1, 2층)가 함께 들어서 있어 원룸 세입자들은 이 시설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이곳에 사는 세입자들은 매일 아침 사우나를 즐기며 시간이 날 때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까지 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인터넷, 스카이라이프 등 통신이용료가 월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장점. 세입자 이상서(31.회사원) 씨는 "보증금 300만 원에 월 30만 원 정도의 월세만 내면 달리 신경쓸 일이 없어 너무 편리하고 좋다"며 "헬스클럽을 따로 다니다 이곳으로 오면서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이곳 원룸은 3, 4층 각 10명씩 20명의 입주자가 있는데 빈 방이 없어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한 세입자는 6개월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입주하기도 했다. 또다른 세입자는 '헬스 무료'라는 혜택에 방2개짜리 투룸을 버리고 이곳으로 옮겨왔다. 입주자들은 대부분 대학생, 직장인들. 미혼인 경우가 대다수며 일부 서울에서 파견나온 직장인들도 이런 원룸을 선호하는 추세.
이 건물 헬스클럽에서 만난 이은주(24.여대생) 씨는 "경북대 의대 근처에 방을 구하다 사우나와 헬스클럽 무료 혜택이 있는 이곳에 입주하게 됐다"며 만족했다.
건물주 채명수 씨는 "아직은 대구에 복합형 원룸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수익성도 있고 충분한 수요가 있어 앞으로 하나둘씩 더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체식 호텔형 원룸
'입을 옷만 들고 오세요'. 최근 경북대 북문과 계명대 정문 등 대학가 주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호텔식 원룸의 케치프레이즈다.
이곳 입주자들은 이사할 때 준비할 게 아무것도 없다. 트롬 세탁기, 에이스 침대, 신형 냉장고, 싱크대, 옷장 등 모든 가구가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고급 제품들로만 해놔 호텔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경북대 북문 앞의 호텔형 원룸에 살고 있는 이성환(26.대학생) 씨는 "이사할 때도 간단한 옷가지만 들고 입주했다"며 "막상 살아보니 혼자 살기에 딱 좋은 구조로 돼 있다"고 했다.
호텔형 원룸의 또다른 장점은 최첨단 보안장치와 편리한 주차시설. 한 호텔식 원룸은 입구에 입주자의 지문을 인식하도록 해놔 아무나 건물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놨으며 각 방의 문에도 첨단 도어잠금장치가 설치돼 있다. 또 대부분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돼 주차난도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가격은 만만찮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 40만 원부터 55만 원 정도로 보통 원룸의 1.5∼2배 가량 비싸다. 반면 수요는 넘친다. 비싼 월세를 치르더라도 편리한 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빈 곳이 거의 없는 실정.
멀티 원룸과 호텔형 원룸은 교통이 편리한 대구 도심과 대학가 주변에 몰려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의 코끼리부동산 김영선 소장은 "대구 시내지역인 삼덕동, 동인동 일대 뿐 아니라 경산 대학가, 수성구 두산동 일대에 특히 호텔형 원룸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