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3시 대구은행 연수원 강당. 4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57명의 20대 초반 여사원들이 연수를 받는 현장이다.
'위스키', '노가리, '가오리' 등 미소를 짓게 하는 단어들을 다섯박자에 맞춰 양손을 오른쪽, 왼쪽으로 왔다갔다 하며 미소만들기가 한창이다. 이들의 얼굴에는 찡그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자연스러운 미소와 단정한 몸가짐은 몸에 배야 할 정도로 기본일 뿐.
신입사원 연수를 받는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웃음을 잃지 않고 재치있게 말을 잘 한다는 것'. 이미 면접시험 때 이같은 관문을 통과했다. 면접은 단어 하나를 던져주면 이를 주제로 10분동안 발표하는 고난이도 시험이었다.
이날 연수에서도 이들의 재치있는 말들은 이어졌다. 2명이 조를 이뤄 한 사람은 기자가 되고 또다른 사람은 인터뷰 대상자가 됐다. 다들 유창하게 말을 잘해서 그런지 또박또박한 말들이 연수원 강당 전체를 가득 메웠다.
이날 연수에서는 또 '꿈, 끼, 깡, 꾀, 꼴, 끈' 등 여섯가지 쌍기역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들은 각자의 표현능력과 장기를 최대한 살려 나만의 매력을 뽐냈다. '꼴'이 뛰어난 사람은 '얼짱', 춤을 잘추면 '끼'가 있고 무술을 잘하면 '깡'이 남다른 것. 언변이 유달리 돋보이는 건 '꾀', 원만한 인간관계는 '끈',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가 미래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건 '꿈'이 있기 때문이다.
57명의 신입사원들에겐 이미 '6ㄲ'이 무색했다. 댄스시간이 되자 웨이브 춤을 비롯해 그동안 갈고 닦은 춤을 선보였다. 누가 나와도 어느 정도 리듬을 타며 춤추는 건 기본. '안한다'며 빠지고 남의 눈치를 보는 건 되레 어색할 뿐이다. 두 팀으로 나눠 5명씩 '댄스 배틀(Dance Battle)'을 벌이기도 했다. 이 뿐이랴? 1년가량 국선도(國仙徒)를 배운 정민영(22) 씨는 한 손으로, 또 세 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해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교육을 맡은 대구은행 고객만족팀 강경원(28.여) 대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신입사원들의 자기 표현능력에 놀라게 된다"며 "예의도 갖추면서 열정과 재치가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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