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역사와 오늘의 대화/ 조사연,김호윤 공저/ 도서출판 햇·터 펴냄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아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했는데, 우리는 우리의 과거인 조선시대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가. 조선시대를 진정한 대화의 상대로 대접해 보기나 했는가. 식민사관에 젖어 지금도 패배주의와 자조적인 역사관에 젖어 있지는 않은가. 도올 김용옥은 20세기 우리 현대사를 한마디로 '주체를 상실한 자기배반적 역사'라고 규정했다.
'광복 60주년, 제2의 광복을 꿈꾸며'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역사의 광복'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선포한다. 일제의 농간으로 세계사상 유례가 드문 500년 역사의 조선왕조사가 보잘 것 없는 역사로 전락해버렸다는 주장이다. 그 장대한 500년의 '경험과 예지'의 보고는 오로지 매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시대를 움직이는 엘리트들의 의식 속에 어른거리는 식민사관의 그림자를 밝히는 동시에 그로인해 만신창이가 된 조선시대의 복권을 강력히 주창한다.
'예속과 굴종의 사대주의며, 음모와 간계로 전철된 피비린내 나는 사화와 당쟁, 그 사대주의와 당쟁을 조장한 모방과 수구와 공리공론의 유교사상' 등등. 이같은 식민사관류의 터무니 없는 조작과 왜곡을 떨치고, 오히려 조선왕조의 500년 장수비결을 들려준다.
대통령조차 예외가 아닌 '우리 역사는 왜 이 모양인가'란 우리의 자학성 역사인식에 통렬한 죽비를 든다. 조선 성리학의 이념이 마르크스 사상과 친연성이 있고, 퇴계사상이 천주교 사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광복 60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 역사의식의 현주소를 되짚어보며, 일제의 퇴각에도 불구하고 식민사관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웅변한다.
제2부는 그 징표로 식민사관에 젖은 전·현직 대통령의 조선시대 역사관을 적나라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식민사관의 단골 메뉴인 당쟁을 비롯한 조선시대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고자 했다.
제3부는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의 사상을 중심으로 조선유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시도했다. 조선시대의 유교가 억압과 망국의 사상이 아니라, 전환기에 변혁을 주도한 사상인 점에 주목한다.
특히 이 책의 가장 큰 자부심은 잊혀진 사상가 남명 조식을 전면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남명의 놀라운 유학정신이 조선유교에 대한 우리의 일반상식을 일거에 무너뜨릴 것으로 장담한다.
제4부는 광해군과 율곡을 재조명했다. 인조반정의 정당성에 의문표를 던지며, 보수주의자 율곡이 21세기 현실에 던지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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