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3 수험생들이 3월 새 학기를 힘차게 출발했지만 심리적으로는 그 어느 해보다 힘이 든다고 말한다. 2008학년도부터 새 대입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재수를 하면 엄청나게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재수생과 반수생이 크게 늘어나 재학생들을 위협한다는 보도까지 나와 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변혁기에 다소의 피해의식을 갖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정확하게 모르면서 막연히 불안해 할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2007학년도에는 수시모집이 확대되고 의·치의예과 정원이 줄어드는 등의 변수가 어느 정도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수생이 줄어들었는데 잘못된 정보에 의존해 재수생이 늘어났다고 하는 보도처럼 실상이 왜곡된 것도 있다. 수험생들은 어떤 제도 하에서도 실력만 있으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수시모집 확대
2007학년도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시모집 규모가 전체 모집정원의 절반이 넘는다는 점이다. 수시를 통해 선발하는 인원이 19만4천442명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51.5%에 해당한다. 1학기 수시는 7.6%, 2학기 수시는 43.9%로 작년보다 각각 1.6%, 1.9% 늘어났다. 따라서 올해는 수시모집에 대한 관심을 선배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 재학생들은 필요한 경우에 1학기 수시부터 적극 지원을 하고, 재수생들은 정시를 목표로 하되 재수생들이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고려대의 2학기 수시나 일부 대학의 수시 2-2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수능시험의 난이도
2006학년도 수능시험은 전체적으로 전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그 결과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올해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작년에 쉽게 출제돼 문제가 있었던 일부 영역은 난이도가 조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는 언어 영역이 특히 쉬웠고 탐구 영역 일부 과목은 아주 어렵게 출제되었다.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도 심해서 사회탐구에서는 한국지리와 세계사 원점수 만점의 표준점수가 각각 77점과 63점으로 무려 14점 차이를 보였다. 과학탐구의 물리1은 너무 쉽게 출제되어 1문제만 틀려도 바로 3등급이었다. 따라서 올해 수능에서는 작년에 쉽게 출제되었던 언어와 사회탐구의 한국 근·현대사와 세계사 및 과학탐구의 물리와 지구과학 등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작년에는 수리와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컸는데 이런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의 · 치의학 전문대학원 확대
2007학년도에는 의예과와 치의예과의 모집 정원이 대폭 줄어든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등도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해 모집 정원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인하대 조선대 등은 아예 모집을 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의예과 전체 모집정원이 2천205명이었는데 올해는 826명(37.4%)이 줄어든 1천379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치의예과는 연세대가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조선대는 모집을 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5개 대학의 치의예과에서 331명을 선발하였는데 올해는 4개 대학에서 110명(33.2%) 줄어든 221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의예과와 치의예과의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생명과학이나 생물 화학 관련 학과들도 합격선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학생선발 방식
대학학부만 모집 : 건양대, 계명대, 고신대, 관동대, 단국대, 서남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의대, 인제대, 한림대, 연세대(원주) : 13개교
전문대학원 + 학부 모집 : 가톨릭대, 고려대, 동국대, 동아대, 서울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전남대, 중앙대, 충북대, 한양대 : 14개교
전문대학원만 모집 : 가천의대, 강원대, 건국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부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충남대, 포천중문의대 : 14개교
● 학생선발 방식
대학학부만 모집 : 강릉대, 원광대, 단국대 : 3개교
전문대학원+학부 모집 : 연세대 : 1개교
전문대학원만 모집 : 경북대, 경희대, 서울대, 조선대, 전남대, 전북대, 부산대 : 7개교
▶ 논술고사 가이드라인
작년 8월에 발표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은 작년 2학기 수시 논술고사부터 바로 적용되어 일부 대학은 논술고사의 출제 방향이 달라졌다. 영어 지문이 사라졌고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면서 수리논술과 과학논술도 논술고사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더욱 더 논술형에 가깝도록 출제하고 있다. 정시 논술고사도 단수 제시문에서 다수 제시문으로 다양해지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교육부에서는 작년 2학기 수시모집에서 시행된 각 대학의 논술고사와 인성·적성검사 문제를 심의하여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대학을 발표하였다. 논술고사 시행 24개 대학 중에서 고려대, 서강대, 울산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6개 대학, 인성· 적성검사 시행 6개 대학 중에서 인하대, 한성대, 한양대, 홍익대 등 4개 대학이 포함됐다.
고려대, 서강대 등은 자연계열 논술에서 수학과 관련해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였고, 한국외국어대는 국어로 된 지문이나 질문을 주고 답안을 영어 등 지원학과 언어로 작성하게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인하대, 한성대 등은 인성·적성검사에서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나 맞춤법, 사자성어 등 단순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를 출제한 것이 위반 내용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올해 1학기 수시모집부터 일부 대학은 논술고사와 인성·적성검사의 출제 방향이 달라지고 인성·적성검사 비중도 축소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교육부는 작년 8월 대학별 고사를 통해 ▲단답형 또는 선다형 문제 ▲특정 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과학과 관련해 풀이의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 또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등은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 2008학년도 새 입시제도 도입
2007학년도 입시는 현행 제도로 치러지는 마지막 입시다. 따라서 올해 수험생들은 반드시 2007학년도 입시를 통해서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 결과 올해는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합격 위주의 극심한 하향 안전 지원이 예상되고 서울대를 위시한 최상위권 모집 단위는 비어버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재수생들의 강세도 예상되는 일이다. 대입제도 변화로 더 초조한 건 재수생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6월 이후 반수를 선택하는 대학 재학생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수시와 정시모집에서 치열한 경쟁과 눈치작전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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