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고시 동기 3인방, 지방선거에서 만났다

고향사람으로 행정고시에 나란히 합격해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동고동락했던 최경환(51·경산 청도) 국회의원과 최병국(50) 경산시장, 서정환(60) 전 건강관리공단 상임감사가 지난해 보궐선거 이후 1년 만에 다시 지방선거 공천무대에서 만났다.

최 의원은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했으나 23회 동기인 최 시장, 서 전 감사와 함께 1980년 공무원교육원에 입교해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 친분을 쌓은 사이.

이후 각자 다른 분야로 진출해 순탄한 공직생활을 하던 세 사람은 25년 만인 작년 4월 경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첫 정치적 대면을 했다.

당시 시장후보 당 공천권을 사실상 쥐고 있었던 최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두 사람 중 최 시장을 선택했고, 서 전 감사는 탈당해 출마했으나 패배했다.

문제는 이번에 최 의원이 두 사람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하는 것. 지역 정치권은 최근 서 전 감사의 재입당에 최 의원이 결정적 역할을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 전 감사는 작년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전력 때문에 이번 재입당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 의원이 중앙당을 통해 공천 접수 3일 전에 전격 재입당시켰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특정인을 차기 시장으로 내정했다는 소문은 낭설이다. 다만 서 전 감사가 최 시장과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그 자격을 갖춰준 것일 뿐"이라고 했다.

현직인 최 시장이 재임 1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가운데 최 의원이 서 전 감사에게 경쟁자격을 갖춰준 만큼 경산시장 당 공천자 결정은 경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은 "연수원 동기에서 한 사람은 '심판'으로, 두 사람은 '선수'로 나선 기막한 인연"이라며 결과를 궁금해하고 있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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