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의 녹차 밭인 보성. 계단식으로 깔끔하게 경작된 차밭을 보면서 한국의 차 문화가 한단계 높아지게 된 원천지가 이곳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곳 차 생산단지는 계곡의 경사를 잘 이용해 계단식으로 차 나무가 산등성이를 에워싸고 있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차는 한국 녹차 생산의 90%차지할 정도로 대단하다.
산등성이 전체가 차 밭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을 보니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났다. 차밭 사이를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까지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한국에도 이렇게 좋은 차밭이 있다는데 다시 한번 감탄했다. 잘 가꿔서 중국처럼 한국에도 차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한국은 중국에 비해 아직은 차 문화가 발달하지 못했지만 '웰빙'바람을 타고 녹차 등을 비롯한 전통차가 다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은 지역이 넓고 인구가 많으며 지역간 격차가 심해 차 종류도 수백여종이나 된다. 때문에 각 지방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종류와 습관도 각기 다르다.
차를 마시는 중국 사람들의 모습은 어딜 가나 볼 수 있다. 쟈스민, 헛개나무, 백련 등 몸에 좋은 온갖 종류의 식용작물을 말려 차를 만든다. 이 차에는 마음을 평온하게 할 뿐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을 감소시키는 성분도 있다.
중국요리에 기름기가 아주 많음에도 불구, 중국인들 중 비만이 적은 것도 차를 마시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차를 생활의 일부로 생각한다. 중국의 가정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차인데 현대에 와서 차는 모든 가정의 일상 생활 음료인 셈이다.
한국 역시 전통찻집을 비롯해 각종 전통차가 커피, 콜라 등 타 음료를 제치고 국민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현상은 긍정적이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 젊은 층에서 전통차를 외면하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한국대학가에 있는 음료 자판기는 커피, 사이다, 콜라 밖에 없다. 한국적인 음료인 홍삼차, 녹차 등은 왜 없는지 아쉽다. 한국적이면서 건강음료인 '녹차'를 생활화할 것을 적극 권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차향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다시 대구로 향했다. 그래서일까.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만은 향기로웠다.
공경신(孔慶信.61.영남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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