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어네거리 아파트분양 '춘계 분양대전'

내달부터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에서 '춘계 분양 대전'이 펼쳐진다.

수성3가와 범어동 지역을 중심으로 롯데와 쌍용, 코오롱과 신일이 단지 경계를 물고 잇따라 대단지 분양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4개 단지를 합쳐 2천 가구를 넘어서는데다 단지마다 공급 물량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지역뿐 아니라 전국 주택업계에서 분양 결과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이후 대구지역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분양성이 상대적으로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고 있어 전국 주요 주택업체들이 대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다 분양 결과에 따라 올해 분양 시장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각 단지 분양 일정이 모두 4월에 몰려 있는데다 5월 이후 수성구에서 분양될 대기 물량도 상당해 4개 단지 분양 결과가 전체 분양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 삼성과 두산, 월드와 동일이 범어동에서 분양에 들어갈 당시보다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나 분양되나?

4개 단지가 분양에 들어가는 수성3가와 범어동 지역은 달구벌 대로에서 수성시장을 중심으로 동편에 몰려 있다. 향후 지하철 3호선이 개통될 경우 2호선과 3호선을 맞물게 되는 '더블 역세권' 지역.

이곳이 관심을 끄는 첫번째 이유는 전통적인 단독 주택지였던 이 지역 전체가 재개발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 총 부지를 합치면 4만여 평에 이른다. 현재 땅 매입이 진행중인 교육청 뒤 부지(수성시장 서편)까지 아파트 분양에 들어가게 되면 5만여 평의 단지가 조성되게 된다. 특히 이미 재개발이 완료된 달구벌대로 북편 범어동 지역과 황금동 일대까지 아파트 분양에 들어갈 경우 말 그대로 뉴타운이 형성되게 된다.

회사별 분양 물량을 보면 롯데가 802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고 신일이 1·2단지를 합쳐 615가구, 코오롱이 439, 쌍용이 400가구다.

평형대는 코오롱과 신일은 48평형과 58평형 등 중대형 평형으로만 전 가구가 구성돼 있으며 롯데는 38평형, 쌍용은 32평형이 있지만 전체 분양 물량 중 10% 정도이며 나머지는 모두 40평형대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청약 열기가 식은데다 같은 지역에 분양 일정까지 겹쳐 업체마다 평면과 단지 배치, 편의 시설 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각 업체 관계자들은 "올 분양 단지 중 본사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단지가 수성·범어동"이라며 "최근까지 선을 보인 단지들과는 한차원 다른 평면이나 마감재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분양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평형 재조정을 비롯 마감재 차별화와 편의시설 확충 등에 업체들이 매달리고 있다.

롯데는 지상 14층 높이의 스카이휘트니스 클럽을, 코오롱은 전 가구를 남향 배치하고 실개천과 산책로 등을 꾸며 공원화된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 또 쌍용은 영국 황실풍의 '명품 정원'을 신일은 특화된 평면을 내세울 계획으로 있다.

업체별 분양 일정은 인·허가 과정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4월 10일부터 20일 사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업체마다 분양가에 대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펴고 있다.

부지 매입 금액이 높은데다 중대형 평면 위주로 구성돼 있어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지만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고 인근 지역에 분양 대기중인 물량이 많은 탓이다.

시공·시행사들은 "부지 매입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20~30%가 넘는 추가 금액이 지출된데다 건축법 개정과 단지 차별화에 따른 건축비가 상당히 올라가 있는 상태"라며 "타 단지 가격이 결정되면 최종 분양가를 결정할 계획으로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업체들이 밝히고 있는 평당 분양 가격대는 1천100만~1천200만 원 정도. 현재 전망으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분양에 들어간 범어동 삼성과 월드건설, 두산의 '위브 더 제니스'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분양가를 보면 50평형을 기준으로 볼 때 5억5천만 원에서 6억 원 정도의 가격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특히 동일 시장권으로 볼 수 있는 황금동 SK 리더스뷰 주상복합과 사월동 우방 유쉘, 상동의 동일 하이빌과 태영 데시앙 등 1천 가구 규모 정도의 대단지 분양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초기 분양률이 떨어질 경우 미분양 해소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이미 수성구 지역에서는 아파트 단지 개발이 가능한 부지가 거의 동난데다 수성·범어동이 입지적 조건 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 분양 물량이 일시에 몰려 있어 시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수성·범어동 분양 결과가 대구 시장 전체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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