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낳은 프로야구 '국민타자'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월드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이승엽은 올해 출범한 '야구 월드컵' WBC에서 4경기 연속으로 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뉴욕 타임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등 미국 언론은 이승엽과의 단독 인터뷰에 나서는 등 그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의 스카우트와 미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미국전에서 지난해 메이저리그 22승 투수인 돈트렐 윌리스의 직구를 125m 거리의 대형홈런으로 연결해 미국 언론의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최고의 권위지 뉴욕 타임스는 14일 경기에 앞서 이승엽과 단독 인터뷰를 한 후 그를 자세히 소개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승엽이 홈런포를 앞세워 일본과 멕시코에 이어 미국마저 격침시켰다"면서 "경북고 시절 투수였다가 프로에서 타자로 전향, 2003년 세계 최연소로 300호 홈런을 날린 선수"라고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LA 다저스가 이승엽을 붙잡을 기회가 있었으나 돈 때문에 놓쳤다고 15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한국, 미국을 위기로 몰아넣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한국에 패해 3라운드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는 사실을 전하며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승엽의 활약에 주목했다. 타임스는 2003년 시즌 후 이승엽이 자유계약선수로 미국을 방문, 다저스의 댄 에번스 당시 단장과 접촉했으나 성과없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당시 연봉 100만 달러를 제시받았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15일 한국이 미국을 눌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승엽의 홈런포가 다시 한 번 폭발했다'며 크게 다뤘다.
이승엽은 WBC 아시아 라운드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침묵했으나 2차전인 중국전부터 자신의 전매특허인 홈런포를 가동,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4일 중국과의 예선에서 감기로 컨디션이 최악인 상황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린 후 5일 일본전에서는 1대2로 패색이 짙던 8회 역전 투런 결승포를 도쿄돔 우측 스탠드에 꽂아 넣으며 '도쿄대첩'을 이끌었다.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진행 중인 준준결승에서도 그의 홈런포는 식을 줄을 모른다. 13일 멕시코전 1회 투런포, 미국전 솔로포 등 이승엽의 홈런은 팀승리와 직결됐다.
벅 마르티네스 미국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승엽이 일본전에서 투런 아치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파워도 좋고 아주 좋은 타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타격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4회 고의 4구로 걸렀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 1루수로 나선 거포 마크 테셰이라(텍사스)는 "이승엽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아주 좋은 타격을 보였다"며 칭찬했다. 1회 홈런을 얻어 맞은 윌리스도 "이승엽이 워낙 잘 쳤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나의 홈런은 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기에 가능했다"며 겸손함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또 "아직 소속 팀에서 주전 자리도 확보하지 못한 처지"라며 몸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이승엽이 WBC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한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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