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이용, '바가지 요금'을 뒤집어 씌우는 '악덕 상술'이 판치고 있다.
대부분 음란물 광고업체들의 주도로 이뤄지는 '바가지 씌우기'는 거대 이동통신사들이 '사실상 협조'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음란전화 업체의 '부재중 전화' 수법에 걸려든 LG텔레콤 고객 이모(54.경찰) 씨. 그는 지난달 휴대전화 요금이 평소보다 4만 원이나 더 나왔다.
한 두번만 통화음을 울렸다 바로 끊어버려 부재중 번호를 뜨게 한 뒤 소비자 답전화를 기다리는 얄팍한 상술에 속은 것.
그는 "웬 아가씨가 전화를 받아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전화했느냐'고 물었더니 횡설수설 시간만 끌더라"며 "전화를 끊고 자세히 번호를 확인했더니 060 전화였고 결국 4만 원의 거금이 빠져나가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060 전화 사업자는 정보요금에 대한 안내 멘트를 제공하고 '삐' 소리 이후에만 요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업체들도 많다. 불법 부과 요금은 분당 9천900원~2만 원 수준이며 40대~60대 남성들이 주요 목표대상.
음란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요금 빼먹기는 더 교묘하다.
SK텔레콤 고객 우모(24.대학생) 씨. 그는 이달 초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무심코 통화버튼을 눌렀고 바로 인터넷에 접속됐다. 그리고 비키니를 입은 모델들이 화면에 떴다.
우 씨가 받은 문자는 음란전화 업체들이 무료 문자전송 사이트를 통해 보내는 웹투폰 메시지. 발신전화 번호없이 가까운 지인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 형태가 대부분.
여기에 당한 고객들은 음란전화 업체들에겐 정보 이용료, 통신사들에게는 데이터 이용료를 이중 부담해야 한다. 초기 화면만 봐도 100원~200원에 이르는 정보이용료와 데이터이용료를 각각 물어야 한다.
결국 음란성 문자메시시 보내기에 이동통신사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KTF 고객 이모(33.회사원) 씨는 지난 14일 KTF Magicn 로고가 찍힌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화이트데이, 쿨하게."
이 씨가 연결 버튼을 누르자 떠오르는 화면은 어김없이 음란 화보. '미애-봉긋한 글래머, 아롱-뽀얀속살, 은지-과감 글래머….'
앨범 형태의 음란 화보는 보통 20~30장 수준. 콘텐츠 업체에게 돌아가는 정보이용료는 장당 100원, 통신사가 거둬들이는 데이터이용료는 50원 정도며 정보이용료의 10%는 통신사 수수료로 떨어진다.
이 씨는 "이동통신사까지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생각에 화를 떨칠 수 없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KTF 관계자는 "일부 성인서비스 콘덴츠업체들에게 로고를 빌려주고 있지만 음란성 메시지는 철저히 가려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도 '한통속'이라는 비난은 숙지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 3사가 2004년 한 해 음란물을 포함, 휴대전화 스팸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만 70억 원대.
이동통신사들은 060이나 030 두 번호에 대해서만 '무료 스팸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반전화 차단은 500원~2천 원까지 부가 서비스 이용료를 따로 받고 있는 실정.
피해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이 수수료 수입 때문에 스팸업체를 가려내는 기술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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