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최희섭 홈런포…한국, 거함 미국 격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나 한국이 '거함' 미국을 침몰시켜 세계의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시의 에인절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황금 계투'가 미국 타선을 틀어막고 이승엽, 최희섭의 홈런 등 침묵하던 타선이 폭발, 7대3으로 이겼다.

이승엽이 포문을 열었다. 1회말 2사 뒤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승(22승10패) 투수인 선발 돈트렐 윌리스의 시속 146㎞ 초구 직구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이승엽에 이어 김태균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송지만과 이범호가 자신감있는 스윙으로 연속 안타를 날려 2대0으로 앞섰다.

미국은 3회초 켄 그리피 주니어가 한국 선발 손민한으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 1점을 따라붙었으나 한국은 뒤이은 3회말 사사구 2개와 보내기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뒤 대구고 출신인 이범호의 내야땅볼로 1점을 추가, 3대1로 달아났다.

한국은 4회 미국에 핵 펀치를 날렸다. 4회 2사 뒤 김민재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은 '자존심'을 접고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최희섭은 미국의 두 번째 투수 댄 휠러를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2구째를 걷어 올려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통렬한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점수가 순식간에 6대1로 벌어지면서 한국은 더욱 승리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한국은 6회에도 김민재가 중전안타로 1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고 미국은 1회 1사 만루 등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으나 한국의 계투 작전에 휘말려 후속타를 터뜨리지 못했고 3개의 실책까지 저지르며 무너졌다. 미국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한국 마운드는 선발 손민한에 이어 전병두-김병현-구대성-정대현-오승환이 줄줄이 올라 벌떼 작전을 펼치며 미국의 강타선을 산발 9안타 3실점으로 매조지했다. 미국의 마지막 타자 치퍼 존스(애틀랜타)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자 2만여 미국팬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한국 선수들은 환호를, 4천여 한국 교민들은 '대∼한민국'을 소리높이 외쳤다.

2라운드 2조 경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이 쿠바를 7대3, 베네수엘라가 푸에르토리코를 6대0으로 각각 제압해 4팀이 모두 1승1패가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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