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인 김광원 국회의원이 대구를 계란의 '노른자위'로, 경북을 '흰자위'로 비유하는 지역경제론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재치있는 비유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김 의원이 "흰자위가 노른자위의 영양 공급원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대구경북 경제통합론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인 것은 생물학적으로나 경제·산업적으로 볼 때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됐다.
향후 몸체로 자라나는 부분은 흰자위이고, 노른자위가 영양공급원 노릇을 하는 것은 중학생 수준의 생물학적 지식만 가져도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제대로 비유하려면, "대구가 경북발전에 영양분 노릇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통합 논의는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로 결론을 맺어야 한다.
사실 산업적 측면에서 경북은 지역경제의 근간이자 몸체이다. 우리지역이 이만큼이나마 살고 있는 것도 구미와 포항 등 경북의 산업기반 덕택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또 LG필립스LCD가 파주로 간 것은 구미의 경쟁력이 파주보다 못했던 탓이 아니다. 파주는 서울이라는 우수한 영양공급원이 있는 반면에 대구는 서울에 견줄만한 영양공급을 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산업분야에서 영양은 무엇인가. 바로 우수한 교육환경과 원활한 인력공급, 연구·개발 혁신능력, 높은 문화 수준, 의료·법률 등 고급 지적서비스, 최적의 쇼핑·레저 환경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북의 산업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영양공급원인 대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 역시 영양을 공급해 줄 경북을 도외시한 탓에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는 데 실패했다.
노른자위와 흰자위가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부화할 수 있듯이, 대구와 경북이 제 기능을 찾아갈 때 비로소 지역발전의 새로운 희망이 솟아날 수 있다. 노른자위와 흰자위가 각각 따로 논다면 그 '알'은 썩을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의 경제를 계란이 아니라 '미운오리새끼 알'로 정의해보자. 흰자위(경북)와 노른자위(대구)가 잘 어우러져 부화에 성공하면, 처음에는 미운오리새끼처럼 뒤뚱거릴지 모르지만 점차 제 모습을 갖추어가면서 아름다운 백조로 비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흰자위와 노른자위가 하나가 될 때 탄생하게 된다. 이것이 대구경북 경제통합이 필요한 이유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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