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경이롭다. 지난해 내 누이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는 문경새재에 들러 돌솥밥 정식을 먹게 되었다. 영국의 별 양념없이 덤덤한 일상 음식에 익숙한 그녀에게 돌솥정식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채식주의자인 필자의 경우,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대부분의 한국 음식은 쌀밥과 야채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불고기와 갈비 식탁에 초대 되었을 때 당혹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최근 들어 사람들은 건강식·무지방·저콜레스테롤·웰빙 식품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실제로 생식·선식·미숫가루 그리고 청국장은 한국의 전통적인 식단의 일부가 아닌가? 오늘날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음식에 대한 조상들의 지혜를 재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필자가 영국에 있었을 때 맛본 '감식초'는 매우 새롭고 특별한 건강 음료였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흔한 전통 음료임을 알게 되었다. 식생활은 문화와 환경의 산물이다. 한국의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극도로 인위적으로 사육된 닭을 원료로 한 닭튀김과 고칼로리 인스턴트 식품은 많은 미국인을 뚱뚱보로 만들었다. 영국의 경우 최근 이러한 경향이 바뀌고 있다. 식생활 습관 개선에 대한 정부 주도의 캠페인이 설탕류가 많이 함류된 음료수·포테이토칲·인스턴트 식품의 판매를 현저히 줄어들게 했다.
영국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현상은 '프리건(Freegans)'의 출현이다. 이들은 현대인이 이 세상의 소중한 자원을 남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원의 최소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들은 대형 할인매장과 학교·호텔 등의 대형 쓰레기 수납기통을 찾아 다니면서 약간의 흠이 있다는 이유로 버려진, 그러나 양질의 식품 및 의류·주방용품·화장품·책·장난감 등을 골라내어 재활용한다.
그들에게 식품은 단순히 식품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식품은 한국에서도 긴급한 정책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농토가 아파트·고속도로·공장 건설용 부지로 대치되며, 농민 수가 감소함에 따라 식품 생산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김치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WTO에서는 쌀 수입을 강요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옛 사람들의 지혜에 눈을 돌려, 이 땅에서 난 소중한 식품을 제철에 먹을 시점이 된 것이다.
앤드류 핀치 경북대 영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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