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로 기사회생한 일본의 억세게 좋은 행운을 넘어서기에는 벅찬 감이 있었다. 그동안 '철벽'을 과시했던 마운드는 구대성의 부상 결장으로 흔들리며 중반 이후 무너졌고 타선은 상대 선발투수 우에하라 고지의 신들린 투구를 제압하지 못했다. "3패를 당하고도 결승에 나가길 원하는 팀이 어디 있느냐"는 등 엉터리같은 대진표에 대한 원망이 터져나왔지만 패배는 패배였다.
브레이크 없이 치닫던 한국 야구대표팀의 폭주가 결승 문턱에서 멈춰섰다. 한국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WBC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타선의 침묵(산발 4안타) 속에 중간계투진마저 홈런 두 방을 허용하는 등 장단 11안타를 얻어맞고 무너져 0대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파죽의 6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야구의 신화는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됐고 한국에 두 번이나 지고도 운좋게 4강 티켓을 챙긴 일본은 21일 오전 11시 쿠바와 원년 우승을 다투게 됐다.
같은 팀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는 것은 역시 힘겨운 일이었다. 한국은 선발 서재응이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 후반 승리를 기대했으나 중간계투진이 버텨주지 못했다.
한국은 7회초 두 번째 투수 전병두가 선두타자 마쓰나카 노부히코에게 우월 2 루타를 내줘 실점 위기에 몰렸다. 긴급 투입된 김병현이 다무라 히토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으나 이어 대타로 나선 후쿠도메 고스케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맞아 0대2로 끌려갔다.
일본은 계속된 공격에서 오가사와라가 몸에 맞은 공으로 출루한 뒤 사토자키의2루타로 1점을 보탰고 미야모토, 니시오카, 이치로의 연속 3안타가 이어지며 2점을 추가, 단숨에 5대0으로 달아났다. 일본은 8회초에도 선두타자 다무라가 솔로아치를 그려 6대0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1사 뒤 많은 비가 내려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중단된 경기는 45분만에 재개됐지만 한국은 이미 풀이 죽은 타선이 끝내 살아나지 않아 영패를 피할 수 없었다. 일본 선발투수 우에하라는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도쿄를 거쳐 20일 밤 10시5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찬호, 서재응 등 해외파는 미국에 잔류하고 이승엽은 일본에서 내릴 예정이다.
한편 한·일전에 앞서 진행된 준결승에서 아마야구 최강 쿠바는 메이저리그 거포들로 구성된 도미니카공화국을 3대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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