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중에 파다하게 퍼진 비밀 아닌 비밀, '예능계 가짜 박사'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19일 검찰이 국내 사설 음악 학원에서 돈을 주고 러시아 음대 짝퉁 석'박사 학위를 구입한 120여 명을 적발해 낸 것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대학가 혹은 예술계에는 과연 외국 박사 학위 취득자인가라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떨어지거나 양심 불량인 교수, 교향악단 단원 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돈으로 학위를 사고판 대규모 러시아 음대 가짜 석'박사와 그 일을 꾸민 사설 음악 학원 관계자들에 대해 일벌백계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은 자명하다. 더불어 이런 엄청난 비리가 통용될 정도로 허술한 교육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외국 박사 학위 검증 시스템도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짜 박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은 국가청렴위원회로 바뀐 부패방지위원회가 외국박사 10명 중 3명이 가짜라는 자료를 이미 3년 전에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기껏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외국 박사 학위 신고 창구를 만들었을 뿐이다. 학술진흥재단은 신고 접수증만 발급할 뿐, 박사 학위가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가짜 석'박사로 인한 피해는 당장 그 밑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과 실력 있는 음악가에게로 돌아간다. 학위를 딸 실력이 없어 돈으로 학위를 사들인 가짜 음대 박사가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도 수업을 충실하게 할 리도 없으며, 정통파 음악가를 동료 교수로 맞아들일 수도 없다. 그래서 실력이 뛰어나면 오히려 취직을 못하는 괴현상이 우리 대학가에 난무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전담 인력과 예산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이제라도 국내외 박사 학위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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