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 영천시지부와 영천문화원 등 영천지역 문화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를 바라보는 영천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두 단체 모두 수장(首長)자리를 놓고 삐걱대기 시작해 급기야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영천예총은 전임 안모지부장 측이 신임 지부장 이모 씨의 당선은 모략에 의한 것이라며 무효를 주장해 내홍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4개였던 기간단체 가운데 음악과 연예협회 등이 잇따라 탈퇴해 3개 이상의 지부가 있어야 설립가능한 영천예총은 지난 연말 지부가 폐쇄됐다.
영천문화원도 원장자리 다툼으로 올 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장에 출마하려던 김모 씨는 지난달 선출된 한모씨 측으로부터 출마를 포기하라는 회유와 협박을 당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씨는 부원장직을 주겠다고 해 출마를 포기했다고 주장했고, 한씨는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지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리다툼으로 수개월째 예총과 문화원이 표류하고 있지만 누구도 이를 풀거나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다. 입만 열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외치지만 이들에게서 지역문화계의 파행에 대한 초조함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실제로 예총이 폐쇄되면서 사무국장과 지부장 활동비 등 경상지원비 2천400만 원의 지급이 중단됐다. 또 경북도에서 지원되는 문예지원기금도 끊길 위기에 처해졌다. 각 협회에 가입된 단체들은 한 푼의 지원없이 올해 행사를 치러야하는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영천시민들은 '나 아니면 누구도 안된다'는 식의 밥그릇싸움 보다, 영천의 역사와 문화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화합된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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