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벨로루시 대선…미·러 외교전 비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루카셴코 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난 벨로루시 대선 결과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을필두로 하는 서방이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격돌하고 있다.

친서방 정권의 동진을 불편하게 여겨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 일 루카셴코 대통령 앞으로 보낸 축하 전문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동맹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환영했다.

푸틴 대통령은 "벨로루시 국민의 복지 증진을 추구하는 당신의 길이 옳았음이입증됐다"며 "러시아와 벨로루시는 강한 우정으로 연결돼 있으며 두 나라가 힘을 합쳐 국가연합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舊) 소련의 재건을염두에 두고 있다는 듯한 표현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선거 결과 자체를 부정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선거가 '공포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면서 "선거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새로운 선거를 원한다"고 밝혔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벨로루시에 대해 여행 제한과 같은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고 밝혀 사태 악화시 제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유럽연합(EU)도 전날 실시된 벨로루시 대통령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며 제재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외무부는 "모든 면에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선거로 합법성에 의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러시아 외무부 성명은 "벨로루시 국민은 그들의 의사를 명백하게 표현했으며 이런 의사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통합된 국가에 대통령직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민스크에서 열린 대선 관련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벨로루시간 연합국가에 1명의 대통령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간 군대, 특별정보기관, 권력부서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간 연합국가에서는 경제적 통합에 중점이 놓여져야 하며 연방국가 발전과정에 다른 나라들도 합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오는 2008년 5월 임기를 마친뒤 양국간통합정부 수장이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양국 정부는 내달로 정치.경제 통합을 위한 조약을 체결한지 10주년을 맞아 통합을 가속화할 것을 강조해왔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