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흥행보다 작품성"…잔잔한 감동 '소박한 영화들'

스타 배우도, 스타 감독도 없지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소박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된다. 흥행성이 크지 않아 개봉관은 많지 않지만 나중에 비디오나 DVD로 찾아봐도 좋을 만큼 개성있는 영화들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망종'은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프랑스 브졸 아시아영화제 대상 등 해외에서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

24일 개봉하는 '망종'은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 여인 최순희의 비극적인 삶을 다루고 있다.

중국에서 불법으로 김치를 만들어 파는 순희는 남편과 헤어져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억척 여성이다. 불법 김치 때문에 단속반에 쫒기던 순희는 믿었던 남자에게도 배신을 당하고 좌절한다. 비극은 소수자에게 더 자주, 더 냉혹하게 찾아오는 법. 감독은 순희를 통해 소수자 삶의 쓸쓸함을 전해준다.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순희는 다층적 의미의 소수자이다. 중국사회에서 소수민족인 조선족이며, 남편없이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괜찮아요?'는 역시 24일 개봉하는 작품으로, 10년째 감독 데뷔를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있던 남선호 감독이 자신의 백수시절 이야기를 직접 풀어낸 영화.

상훈(김유석)은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10년째 감독 지망생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자다. 대신 모든 가족의 생계를 떠맡은 사람은 부인 민경(김호정). 민경은 한 때 전도유망한 무용수였으나 지금은 동네 무용학원 원장으로 애물단지 식구들을 책임지고 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 원조(이순재)는 걸핏하면 집을 나가 사고를 벌이고 9살 아들은 아빠를 삼촌이라 부르는 맹랑한 소년이다.

영화는 민경과 상훈 부부가 반복하는 싸움과 화해를 따라간다. 뚜렷한 사건사고는 없지만 감독은 자신의 가족사를 잔잔하게 보여준다.

영화 '마법사들'은 '꽃섬', '거미숲'등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송일곤 감독의 신작이다. 30일 개봉하는 '마법사들'은 3년 전 자살한 동료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밴드 마법사 멤버들의 인생과 추억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원테이크 원컷'이라는 보기드문 방식으로 찍은 장편영화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속의 산장에서 모든 촬영이 진행된 이 영화는 배우나 스태프의 사소한 실수에도 처음부터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이처럼 96분이라는 영화 전체 분량을 카메라 한대로 '단 한번'에 완성한 영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한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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