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스윙걸즈'

여고생들의 발랄한 웃음이 스윙재즈를 타고 전해지는 영화 '스윙걸즈'가 23일 개봉된다.

지루한 여름방학, 13명의 낙제 여고생들은 학교에 남아 보충 수업을 받고 있다. 때마침 연주를 떠난 합주부가 도시락을 두고 갔다는 사실을 안 여고생들은 자신들이 도시락을 전해주겠다며 길을 나선다. 수업을 빠진다는 사실 만으로도 신이 난 여고생들은 우여곡절 끝에 합주부에게 도시락을 전해주지만 그 도시락은 이미 무더운 한낮 기온으로 상해버린 후다. 도시락이 모자라 먹지못한 나카무라를 제외한 합주부 전원이 상한 도시락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입원하고, 소녀들은 보충수업을 빼먹기 위해 합주부의 대타를 자청한다. 관악기 연주는 커녕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소녀들은 이렇게 엉겁결에 재즈의 세계에 발을 담그게 되지만 식중독에 걸렸던 합주부원들은 예상보다 빨리 퇴원해 소녀들 역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잠시나마 경험했던 스윙 재즈에 매력을 느낀 소녀들은 자신만의 스윙밴드인 '스윙걸즈'를 조직한다. 하지만 이들에겐 악기도, 선생님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일단 중고 악기라도 구입하기 위해 소녀들은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좌충우돌 끝에 악기를 구입한다. 하지만 악기를 마련해도 연습할 공간이 없다. 가는 곳 마다 시끄럽다고 쫒겨나기 일쑤고 겨우 찾아낸 연습공간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여고생들의 열정은 열매를 맺어 제대로된 연주를 해내지만, 이 영화는 마지막 연주 장면에 모든 감동을 집중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악기를 익히고 음악을 즐기는 여고생들의 모습을 신선하게 전달한다.

특히 영화는 귀에 익은 스윙재즈를 배우들이 직접 연주해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는 소녀들의 마음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으로 구성된 빅 밴드 '스윙걸즈'의 연주는 영화의 주요 장면을 이끌어가며 전면에 부각된다. 초보 밴드의 성장과 더불어 영화 전편에 흐르는 음악은 재즈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든 익숙하게 다가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남고생들이 수중발레를 한다는 설정의 전작 '워터 보이즈'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스윙걸즈' 역시 젊은이들의 좌충우돌과 청춘의 즐거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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