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났다. 하마터면 소중했던 여행기회를 놓칠 뻔 했다. 사장이 우리 일행 3명을 태워줘 화원IC에서 간신히 산정산악회(www.sanjeong.co.kr) 일행을 따라잡고 봄소식이 가장 빠른 남쪽나라, 거제도로 향했다. 2년동안 한국에서 일했지만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3시간가량 달렸다.
◆생애 첫 등산-노자산
목적지는 거제도 노자산(559m). 생애 첫 등산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거의 산행을 하지 않는다. 산림이 우거진데다 높은 산이 많지 않아 산을 오르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에겐 가벼운 산행이라는데 생각보다 힘들고 숨이 차다. 하지만 조금씩 정상을 향해 오르니 공기도 맑고 남해의 아름다운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활짝 핀 동백꽃도 아름다웠으며 등산객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산이나 깊은 숲속에서 만나면 "반갑습니다"며 인사하고 서로 악수를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도 정겨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힘들게 올라간 노자산 정상에서 미리 준비해 온 '충무김밥'을 먹었다. 이때까지 먹어본 보통 김밥과 다르다. 작고 둥글게 싼 김밥을 한 입에 넣고 깍두기, 오징어볶음을 반찬삼아 먹었다. 너무 맛있다. 다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 일품이다. 김치도 좋아하지만 큰 깍두기를 베어먹을 때 사각거리는 소리가 더 재미있다.
막내 수세노 세노(25.Suseno Seno)는 "차례로 줄지어 등산하는 모습이 이채롭고 산에서 먹는 도시락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다 신기해요'-몽돌 해수욕장, 해금강
오후 2시30분쯤 노자산 정상에서 내려와 학동 몽돌해수욕장으로 갔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하얀 모래로 된 해수욕장밖에 없는데 어떻게 둥글고 예쁜 돌로 된 해수욕장이 있을 수 있을까? 주변 풍경도 아름답지만 둥글둥글 이상하게 생긴 돌들이 이렇게 많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집모양, 연필모양 등 정말 특이하게 생긴 돌들이 많다. 가지고 갈 수 없다고 했지만 기념으로 1개씩만 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다. 바닷가에서 둥근 돌로 '물수제비'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더 재미있고 흥겨웠다. 우리일행 3명도 힘차게 던져봤다. 하지만 두번이상 수제비를 뜨는 것이 어려웠다.
다음 행선지는 거제도 해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해금강'. 남쪽 바다의 금강산 같은 경치를 자랑한다고 해서 해금강이란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깎아지른 듯 서있는 바위는 저절로 입이 딱 벌어지게 했다.
함께 간 러스탐 에르판디(Rustam Erfandi.25) 는 "한국에 와서 주말에 가끔 축구만 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니 새로 힘이 솟는다"며 "가끔 이런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했다.
이제 산행 및 관광은 끝났다. 저녁을 먹는 식당은 장승포 여객선터미널 인근의 한 횟집. 그런데 동남아에서는 생물고기는 먹지 않기 때문에 날 것을 상추에 싸서 먹는 모습이 낯설었다. 주위의 권유로 용기를 내서 입에 넣어 보았지만 물컹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다. 할 수없이 동행했던 기자 일행에게 부탁해 매운탕으로 끓여달라고 해 맛있게 먹었다.
생애 첫 산행에 한국에서의 첫 장거리 여행. 이게 바로 '원더풀 코리아(Wonderful Korea)'다.
이완 하리야완(Iwan Hariyawan.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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