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20일 밤 귀국한 후 휴식 없이 2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시범경기를 한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날 기아와의 시범경기 후 선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함께 저녁을 하면서 WBC를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WBC를 직접 체험한 선 감독과 이번 대회를 간접적으로 지켜본 한대화 수석코치, 일본인 하나마스 트레이닝 코치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한·미·일 야구의 수준 차이=(한국이 잘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몸이 덜 만들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컨디션 측면에서 미국이나 일본 모두 우리와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잘한 것이지, 미국이나 일본이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야수 수준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단기전에서는 우리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표팀 감독이 돼 한번 우승하고 싶다.
▷박찬호, 서재응 역시 달랐다=풀타임 메이저리그 박찬호와 서재응의 투구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차이가 났다. 이들은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에서 앞섰다. 타이밍을 뺏을 줄 알았고 정면 승부를 할 때와 피할 때를 구분해 대처했다. 다른 투수들은 카운트 잡기에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결과만 놓고 볼 때 오승환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과정을 보면 매우 위험했다. 볼이 전체적으로 가운데에 많이 몰렸다. 스피드도 143km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볼 끝이 워낙 좋아 미국, 일본 선수들에게도 통할 수 있었다.
▷박진만의 환상적인 수비=박진만이 수비를 잘 하는 줄은 알았지만 미국에서도 인정받을 줄은 몰랐다. 좌, 우 수비 폭이 넓은 데다 타구에 대한 판단력이 뛰어난 것 같다. 타구 속도가 다소 늦은 천연잔디라 박진만이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조동찬이 안타깝다=(한대화 수석코치가 김동주 부상 후 조동찬이 발탁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하자) 4강 진출 후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확신은 하지 못했다. 배영수와 오승환이 혜택을 보게 됐는데 조동찬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아쉽다. 김인식 감독에게 김동주의 대타로 조동찬을 추천했지만 투수코치인 관계로 주장을 강하게 펼 수가 없었다.(김재박 타격코치의 주장으로 정성훈이 김동주 대타로 발탁됨).
▷한국의 최고 무기는 정신력=(하나마스 코치)정신력과 팀워크에서 한국이 단연 앞섰다. 한국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는 것을 보고 거짓말 같지만 한국을 응원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나 일본이 한국보다 앞선다고 생각한다. 단합된 힘을 과시한 한국 야구팀을 높이 평가한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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