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와 금융권이 '아파트 분양'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분양가 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도심 땅값이 지역을 불문하고 지나치게 오른데다 최근 들어 분양 열기마저 가라앉으면서 업체들이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 신규 수주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구지역에서 분양 예정이던 공급 물량 5만여 가구 중 30~40% 이상이 내년으로 분양 일정이 연기되거나 사업이 무산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수주를 꺼리는 분위기는 1군 대형 건설업체뿐 아니라 지역 업체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지역에서 신규 사업에 적극적이던 대형 1군 업체 3, 4곳이 신규 사업 수주를 포기한 상태이며 다른 업체들은 수성구 등 특정 지역이나 분양가가 낮은 곳만을 대상으로 수주 심사를 하고 있다."면서 "시행사들이 땅 매입 작업을 마무리한 10여 곳 이상의 사업장이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수주에 가장 공격적이던 '우방'도 이달 들어 수주 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우방 관계자는 "30평형대 분양가 기준으로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은 1천만 원, 시지는 850만 원, 달서구는 750만 원, 동구는 600만 원 이상이 되면 사업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주들에게 높은 땅값을 지급한 사업장은 당분간 시공사를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화성산업은 올 들어 2건, 태왕은 1건에 그치는 등 업체별로 신규 단지 수주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택 사업에 적극적이던 은행과 제2금융권도 신규 사업장 대출 자제에 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신청된 신규 수주 건이 줄잡아 100여 건 정도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최종 결정을 받은 단지는 불과 3개에 지나지 않는다."며 "분양 추진 사업장은 많지만 내부 심사 기준에 따라 수익성이 확보되는 단지는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업체들은 "분양가의 30~40%를 차지하는 땅값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고 분양 열기가 식은 상황에서 고(高)분양가 단지는 리스크를 그만큼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수주한 단지 분양이 끝나고 나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는 분양 물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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