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당 의원들은 이용섭 행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최근 발생한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 살해 사건을 도마에 올렸다. 이 사건 하나만 보아도 청와대 비서실 기강이 엉망이라는 추궁이었다. 이에 청와대 혁신 관리 수석을 지낸 이 후보자는 "근무하는 사람의 자질은 잘 다스려야 하나 개인 사생활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보도에 의하면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이 사건을 개인 사생활 영역으로 밀쳐냈다고 한다. 이런 인식이 지배하는 비서실이라면 대통령 보좌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도사려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절로 들 정도다.
청와대 행정관이 여자 문제로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은폐까지 한 범죄는 엄연히 공직자 기강 차원에서 볼 문제다. 공직자는 청렴해야 하고 모범적 처신으로 국민에 무한 봉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핵심에 있는 공직자 같으면 더더욱 공사 생활이 바르고 깨끗해야 함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도 끔찍한 살인 사건의 배경이 이 행정관과 청와대 같은 부서 여직원 교제 때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판에 사생활 운운한다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이전에도 해이한 기강 문제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대미 외교 노선에 불만을 품은 행정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 비밀 문건을 정치인에게 빼돌렸나 하면, 황우석 교수로부터 부적절한 연구비를 받은 보좌관의 처신이 정부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정권 초기는 대거 입성한 386 참모 중에 공(公)과 사(私)를 분별 못하는 불미스런 사례가 잇따랐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매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주요 현안을 챙기며, 대통령의 판단을 돕는 자리다. 그런 만큼 천금같은 책임감과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비서실이 긴장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불행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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