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페인 ETA '영구 휴전' 선포

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는 오는 24일부터 영구 휴전을 선언한다고 22일 발표했다.

ETA는 이날 바스크 지역 일간지 '가라'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ETA는 오는 24일부로 휴전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으며 이 결정은 영구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ETA는 영구 휴전 선포를 결정한 목적은 "바스크 조국에 민주주의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것으로, 민주주의 절차가 완성되면 바스크 주민들은 발언권과 역량을 가질수 있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TA는 지난 1998년 9월에도 휴전을 선포, 투쟁을 종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으나 다음해 12월 휴전을 파기하고 무장투쟁을 지속한다는 성명을 발표,이같은 기대를 무산시킨바 있다.

최근에는 정치 조직 내 최고위 지도자인 미켈 알비주 이리아르테(45) 등 지도급 인물들이 잇따라 검거되면서 세력이 약해져 휴전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도됐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이날 ETA의 영구 휴전 발표에 대해 "정부 입장은 조심과 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회에서 "오랜 세월 공포와 테러를 겪은 상황에서 평화를 이루는 과정은 지루하고도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스페인 정당들은 ETA 폭력 문제에 대해 고통으로 맺어졌으나 이제는 희망으로 맺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TA는 지난 60년대말부터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 위치한 바스크언어 사용지역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무장투쟁을 벌여온 무장단체이다.

바스크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스페인 내전(1936-39년)에서 승리한 프랑크총통이 바스크당(黨)이 내전 당시 패자진영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200만 바스크족(族) 을 억압하면서 싹트기 시작했다.

ETA는 이런 정서에 부응, 1959년 바스크당의 중도 노선에 반발하는 민족주의 학생들의 주도로 결성됐으며 1968년 요인 암살을 시작으로 각종 테러와 납치 등을 통한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ETA의 테러 중 대표적인 것은 지난 73년 12월에 발생한 루이스 칼레로 블랑코제독의 암살로, 블랑코 제독은 당시 독재자 프란치스코 프랑코 총통의 후계자 물망에 오르던 인물이었다.

ETA는 이밖에도 12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74년9월의 마드리드 카페 폭탄테러와 21 명의 사망자와 45명의 부상자를 낸 87년 6월의 피페르코르 쇼핑센터 테러, 95년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 암살미수사건, 97년 7월 시평의원 미구엘 앙헬 블랑코 납치 살해 사건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무장테러 행위를 저질렀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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