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산가족상봉단 귀환…'길고 긴' 하루

제13차 이산가족 남측 상봉단이 22일 예정보다 10시간 늦게나마 귀환길에 올라 남북간 '납북' 표현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상봉단의 출발이 '납북' 표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고령자가 대부분인 이산가족의 귀가를 위한 '마지못한' 조치로 해석돼 논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측 상봉단은 이날 오후 11시10분께 숙소인 해금강호텔의 주차장에서 귀환버스에 탑승해 남측으로 출발했다.

상봉단은 당초 이날 오전 작별상봉을 마치고 오후 1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보도상에 '납북' 표현을 한 SBS 한 모 기자가 함께 내려가지 않으면 버스를 출발시키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공동취재단 일원으로 금강산에 들어간 한 기자는 25일까지 현장에 남아 이산가족 2진 행사까지 취재할 예정이었다.

남측 상봉단은 버스에서 내려 해금강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다시 풀고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남측 당국은 고령자가 많은 만큼 상봉단만이라도 먼저 남측으로 내려 보내고 기자단과 지원단 문제는 따로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협상이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양측 간에 힘겨루기가 계속되던 중 북한측 연락관이 오후 8시께 남측 상봉단을 찾아와 "금일 출국예정인 인원들은 전원 다 내보내겠다"고 통보,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출국 예정인원에 SBS 기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남측 상봉단과 함께 철수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다시 말해 SBS 기자가 내려간다면 남측 상봉단을 오늘 중으로 귀환시키겠다는 다소 누그러뜨린 입장을 내비친 것이었다.

이 무렵 서울에서는 통일부와 SBS측이 긴급 협의에 나섰고, 그 결과 SBS측이 " 북측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 아니고 자체 판단에 따라 철수한다. 현실적으로 북측에서 취재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자사 기자의 철수를 결정함으로써 10시간에 걸친 신경전은 마무리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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