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 기독교 개종 아프간인 정치쟁점화 선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2일 이슬람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프간 중년 남성의 문제를 정치쟁점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 버지니아주 휠링에서 행한 이라크 전쟁 3주년 관련 3번째 연설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화를 돕고 있는 나라에서 자신들이 특정종교를 채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프간에서의 종교 선택의 자유 여부를 단적으로 보여줄 이번 사건이, 자신이 강조해온 아프간 민주화와 자유화를 측정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프간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순교'를 당하는 현실이 벌어질 경우 부시 대통령이 내세워온 아프간 전쟁의 정당성은 타격을 받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부시 대통령은 9.11 사태 이후 알 카에다 소탕이라는 직접적 이유와 함께 탈레반의 억압통치로부터 아프간을 해방시켜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산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아프간 침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 통치 종식 이후 아프간의 변화상을 기회 있을 때마다 내세워 반전여론을 무마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민주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아프간 지도자들을 치켜세우면서도 "우리는 그들(아프간 지도자들)이 자유의 보편적 원칙을 존중하길 기대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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