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유망산업 중 하나가 외식업입니다. 대기업이 외식업에 뛰어들고 전문식당이 이곳 저곳서 생기고 있는 것이 그 추세입니다. 이러한 외식업이 더 발달하면 '오너 세프(owner shef) 식당', 다시 말해 요리사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 강세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 외식업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앞서가는 식당이 되는 거죠. 이미 일본과 프랑스 등지에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오너 세프 식당이 큰 명성을 얻고 있답니다.
영남대 외식산업계열 최수근 교수(55)는 학생들에게 이 같은 외식산업의 트렌드에 맞는 교육을 주장합니다.
실무와 조리이론을 갖춘 전문 요리사가 운영하는 식당이 많을수록 우리나라 외식업도 성장한다는 최 교수를 만나 서양요리 전반에 대한 식견을 넓혀 보았습니다.
"제 꿈은 오너 세프로서 연 매출 100억 원대의 식당을 운영하는 제자를 키워 내는 겁니다."
얼핏 들어도 최근의 대기업 외식업이나 잘 나가는 프렌차이즈 식당의 매출과 비교할 때 고객의 입맛만 사로잡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듯싶다. 최 교수는 신라호텔과 미 대사관 등 현장 조리실무 경력만 따져도 30년이 넘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조리 아카데미인 '르 꼬르동 블루' 한국인 유학생 1호다. 그가 섬세한 미각 유지를 위해 자주 찾는 곳이 레스토랑 '알렉산더'.
"서양요리는 주재료와 곁들인 재료, 소스와 푸드 스타일링이라는 4가지 기본이 충실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이 집은 항상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앞서가는 식당이랄 수 있죠."
좋은 식당은 고객이 방문할 때 '오늘은 어떤 요리가 나올까'하는 설렘과 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음식에 소스가 너무 다양하면 주재료의 맛을 떨어뜨리므로 소스 사용은 그만큼 어렵다. 예로부터 맛을 내는 최고의 소스는 소금이다. 한 음식에 소스가 여러 가지가 되면 자연히 염도가 올라가 본래 음식 맛을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소스론 요지이다.
소스는 음식의 풍미를 좋게 하고 씹는 느낌을 부드럽게 하는 조연이지만 주연 못지않은 조연이다. 입안에서 너무 오래 튀는 맛을 남겨도 좋은 소스가 못된다. 특히 풀코스로 제공되는 서양요리에서 소스는 다른 음식과 색깔이나 맛에서 중첩돼도 안된다. 갈색고기에 갈색소스, 흰 살 생선에 흰색소스가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 식재료 마다 굽거나 삶거나 튀기는 조리법이 중복돼도 안되죠. 요리는 한 마디로 리듬을 타야 합니다."
훌륭한 요리사는 당연히 맛의 창조자로서 △맛있고 △소화가 잘 되며 △보기 좋게 △독성을 제거하며 △자연에 가깝게 조리해내야 요리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런 이유로 어떤 음식을 대해도 요리 목적을 알아보려고 되도록 음식에 소금과 후추를 참가하지 않는다.
"요리는 과학이자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일부 요리사들은 정교한 조리기법은 무시하고 너무 예술과 멋에만 치중하는 점에 대해서 최 교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일찍 예술성에만 빠지면 좋은 요리사가 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스테이크에 빠지지 않는 감자요리만 해도 영양적인 균형을 위한 요리사의 배려이다. 고기만 먹으면 탄수화물이 없어 포만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감자요리가 곁들여 진 것이다. 또 감자를 접시 왼쪽에 놓은 이유는 한국 요리사들의 약속이다.
예술은 요리의 과학적 기본을 마스터 한 후 익혀도 된다는 것. 한 분야의 대가가 되려면 자기관리도 철저해야한다는 조언이다. 500여 양식요리와 300여 소스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실무와 이론을 갖춘 최 교수도 예민한 미각을 위해 술과 담배를 멀리한다.
◇알렉산더
경산시 사정동 월드컵 대로를 달리다 보면 왼편에 있는 2층 건물인 '알렉산더'는 친환경적 건축자재로 지어진 아늑한 레스토랑으로 풀코스 스테이크와 바닷가재요리 전문점.
주인 권율식씨가 시장을 직접 보며 식자재의 신선도 유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 집의 스타메뉴인 오늘의 특선 안심스테이크는 8가지 코스 요리로 제공되며 스테이크의 주된 소스 이외 삼색 맛의 소스를 함께 내놓아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고 있다.
특히 주인이 요리사 출신으로 주방관리에 철저하며 음식에 정성을 담뿍 담아내는 곳으로도 이름이 나 있다.
스테이크류 2만4천~3만 8천 원. 문의:053)812-0098
사진'박순국 편집위원 tokyo@msnet.co.kr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작성일: 2006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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