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는 물 잡아라!"…칠곡군 상수도 누수 탐사반

밤만 되면 귀를 쫑긋 세우고 하수도를 헤메는 사람들이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새는 수돗물을 찾아나선 칠곡군 상수도누수탐사반원들이다.

이들의 작업시간은 차량통행과 인적이 뜸한 밤 10시~새벽 2시. 소음이 가장 적은 시간이다. 반장을 포함, 14명인 이들은 2개조로 활동한다.

4~5명이 한팀인 탐사반은 청음봉과 누수탐사기 등을 갖추고 도면에 표시된 상수도관로를 따라 상수도 누수지점에서 발생하는 미미한 소리를 찾아 가는 것. 누수지점에 이르면 청음봉과 누수탐사기에서 "쐬 ~~"하는 소리가 들린다. 누수음과 주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 누수지점으로 판단되면 정확한 위치를 표시한 뒤 복구반에 통보하면 다음날 복구반이 현장에서 누수관교체 등의 복구작업을 편다.

하수도 유입량 분석도 누수를 탐지하는 방법 중의 하나. 물을 거의 쓰지않는 한밤중에 하수도에서 물소리가 들리면 대부분 상수도가 누수되는 경우로 본다. 이 때문에 도로변과 주택가에 설치된 하수도 맨홀을 열어보고 하수량 증감과 상태를 점검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갑자기 하수량이 불어나고 맑은 물이 흐르면 근처에 상수도가 새고 있다는 증거. 이런 경우 상류쪽을 향하면서 하수도 맨홀을 집중 점검한다. 이런 방법으로 누수지점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 이들의 임무요, 노하우다. 윤석수 수도사업소장은 "상수도 관로를 매설한 지 오래된 노후관로와 관로 파손사고가 잦은 지역을 중점 탐사 대상지역으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누수탐사반은 지난해 약목 남계리 노인회관 앞 하수도에서 누수지점을 찾아내 수 백만 원 상당의 물낭비를 막아내는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에겐 남들이 이해못할 고충도 있다. 상수도사업소 신동진(40)씨는 "한밤중에 이상한 장비를 가지고 하수도를 따라가며 일을하다보면 수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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