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A타임스 "'크래쉬'는 아카데미 최악의 선택"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브로크백 마운틴' 대신 '크래쉬'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것에 대해 "아카데미 최악의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LA타임스는 최근 '오스카에 오명을 남긴 10편의 영화'란 특집기사를 게재하면서 아카데미위원회가 2005년 미국영화 최고의 작품인 '브로크백 마운틴'을 버리고 '크래쉬'를 선택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크래쉬'가 지금까지 최우수작품상을 탄 영화 중에서 최악의 영화는 아니지만 올해 후보에 오른 5편의 영화 가운데 가장 뒤처지는 영화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작품상 후보작은 '브로크백 마운틴' '크래쉬' '굿나잇 앤 굿럭' '카포티' '뮌헨'이었다.

LA타임스는 '크래쉬'가 로스앤젤레스의 인종 갈등을 그리면서도 끝에 가서 화해와 구원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말을 내려 어정쩡한 영화가 돼버렸다고 분석했다.

LA타임스는 '크래쉬'의 수상을 계기로 지금까지 아카데미위원회가 작품상 선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던 사례들을 열거했다. 가장 먼저 거론된 작품은 1941년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했던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지금까지도 '시민 케인'은 미국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LA타임스는 또 아카데미가 범작 혹은 졸작에 작품상을 시상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면서 '크래쉬'를 포함, 최악의 수상작 10편을 선정했다.

1952년의 '지구 최고의 쇼', 56년 '80일간의 세계일주', 37년의 '위대한 지그펠트', 59년 '벤허', 96년의 '잉글리쉬 페이션트', 94년의 '포레스트 검프', 38년의 '그걸 가져갈 순 없어', 76년의 '록키', 99년의 '아메리칸 뷰티' 등이 '크래쉬'와 함께 불명예를 안았다.

'지구 최고의 쇼'가 차지한 작품상은 그해 함께 후보에 오른 '하이눈'이나 '물랑루즈', 혹은 아예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던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 돌아가야 했으며, '벤허'는 그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살인의 해부' '앤 프랭크의 일기' '수녀 이야기' '옥상위의 방'보다 훨씬 못한 작품이라는 것.

같은 해 개봉했던 수작인 '뜨거운 것이 좋아'와 '북북서로 돌려라'는 아예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고 LA타임스는 꼬집었다.

또한 '포레스트 검프'보다는 당연히 퀜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이 작품상에 선정됐어야 하며 76년에 상을 탄 '록키'는 '택시 드라이버'와 '네트워크' 등 뛰어난 작품들을 제치고 선정되는 넌센스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LA타임스는 아카데미상이 78회를 거듭하면서도 비판의 여지가 없는 걸작에 작품상을 준 사례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카사블랑카' '이브의 모든 것' '워터프런트'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 '대부'와 '대부2' 등 10여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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