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탕수육 사줄게 연락 자주 하자

종목아.

어떻게 지내냐? 지난주에 대구 내려갔을 때 너 못 만나고 와서 서운했다. 경산에서 시내까지 좀 멀긴 해도 이 형님이 서울서 내려왔는데 버선발로 뛰어 나오지는 못해도 운동화라도 신고 달려와야 될 거 아니야.

네가 대구로 내려가고 없으니 서울살이가 심심하다. 퇴근하고 강남에서 시원한 생맥주 한 잔 기울이던 때가 그립다. 서울살이가 외롭지 않았던 건 종목이 네가 있어서 가능했다.

같은 대학교, 같은 과에서 공부하고 직장까지 서울에서 잡은 우리 인연이 어디 보통 인연인가. 남자끼리 인연 운운하니까 좀 쑥스럽구만. 연락 좀 자주 해라. 어디를 가도 적응 잘하고 재미나게 사는 너인 줄 안다만 서울에 홀로 있는 내 생각도 좀 해 다오.

이 사진 기억나냐? 책상 서랍 정리하다 찾아냈다. 3년 전 인천 차이나타운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인데…. 중국집에 들어가서 만두랑 자장면 시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 오면 연락해라. 그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 사줄게.

너를 사랑하는 종환이로부터(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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