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저한 신용관리 '재테크 첫걸음'

직장생활을 하는 김두식(38·가명·대구시 동구 신암동) 씨와 이진상(39·가명·대구시 북구 대현동) 씨는 연봉 4천500만 원 정도로 비슷한 수입을 가지고 있다. 김 씨는 30평 대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이 씨는 아직 집을 장만하지 못한 상태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수술로 2천만 원이 급히 필요했던 김 씨는 시중은행을 방문, 신용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하고 말았다. 반면에 이 씨는 급전 1천500만 원을 신용대출로 빌리는 데 간단히 성공했다.

비슷한 연봉이라면 아파트를 소유한 김 씨가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훨씬 쉬울 것 같은데 실제는 달랐다. 비록 연체는 없었지만 여러 은행에서 조금씩 대출을 받았던 것이 김 씨의 실수였다. 서로 다른 4곳의 은행에서 모두 1억2천만 원을 이미 대출받았던 김 씨는 대출신청을 한 은행의 평균 잔액은 몇 만 원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거의 없어 신용대출을 거절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 씨는 평균 잔액이 3천500만 원을 넘는데다 해당 은행의 신용카드를 이용하면서 연체가 없었고, 공과금·인터넷뱅킹 등을 많이 이용한 주거래 고객으로 분류돼 좋은 조건으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신용이 돈이다=0.1% 포인트의 예금금리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 중에서 정작 신용관리를 허술하게 해 필요할 때 낭패를 당하거나, 높은 금리를 주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출금리 결정에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신용등급에 따른 차이도 상당하다. 한 시중은행은 신용등급 1등급 고객과 3등급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차이가 0.05% 포인트였고, 4등급은 1등급 보다 무려 1%포인트나 높았다.

대구은행은 1등급에서 10등급까지 신용등급에 따라 연 8.35%~13.28%의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가장 우량한 신용등급의 고객과 가장 불량한 고객의 대출금리 차이가 2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대출 금리차가 1% 포인트라고 가정하면, 1억 원을 30년간 빌릴 때 3천만 원의 이자 차이가 난다. 평상시 착실한 신용관리가 바로 돈을 버는 길이기도 하다.

◆신용도, 이렇게 높여라=금융권 관계자는 나이·성별·주거기간·근무기간·결혼여부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부동산 및 동산 보유 실태뿐만 아니라 신용거래 상황과 은행거래 실적 등이 신용평가의 주요 요소라고 설명했다. 평소 금융거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몇 단계 더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을 높이는 지름길은 한 금융기관에 거래를 집중하는 것. 월급생활자라면 주거래은행에 급여통장을 개설함으로써 신용도를 가장 손쉽게 높일 수 있다. 외환은행은 급여통장을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4% 포인트 깎아주고 국민·신한은행은 0.2% 포인트, 하나는 0.1% 포인트 우대해준다.

또 주거래은행의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신용도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신용도 평가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소득에 비해 과도한 신용카드사용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신용카드 결제 연체는 신용도 악화의 지름길이다. 필요없는 신용카드를 많이 만드는 것도 신용도를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된다.

주거래은행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많이 사용할수록 신용도는 올라간다. 일시적인 큰 거래보다 작은 거래라도 오래 지속할수록 신용평가 때 가산점이 주어진다. 아파트 관리비나 전화요금 등 각종 공과금의 자동이체, 인터넷 뱅킹 이용, 적립식펀드 가입 등이 모두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대출창구에서 은행직원과 거래하라=은행창구에서 대출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대출 금리가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대구은행이 최고 0.5%까지 대출 금리를 내려줄 수 있는 영업점장 전결금리감면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시중은행들도 지점장 재량으로 0.2~0.4% 포인트 금리를 깎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이외에 추가적인 거래개설을 전제로 창구에서 금리 협상을 하면 보다 유리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보유재산이나 부수적인 수입이 있는 경우 자랑하는 것도 좋은 신용평가를 받아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비법(?)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미래 현금 흐름을 감안해 금리에 유리한 대출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최소 연 1% 포인트 이상의 금리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신용도를 높여 좋은 대출조건을 마련한 뒤 창구에서의 효과적인 금리협상과 최적의 상환방식을 선택할 때 비로소 최적의 고객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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