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스님들이 나무를 심는 뜻은? 50년 쯤 후에는 오늘 심은 나무를 잘라 대장경판을 만들 것이라네..'
26일 해발 900여m의 가야산 자락에서는 이색적인 나무심기 행사가 열렸다.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현응스님)의 강원·율원 대중 스님들이 식목 울력에 나선 것. 한 스님이 줄을 치고 구덩이를 파자 다른 스님은 나무를 심고 꼭꼭 밟아 물을 주는 등 속세의 일꾼 못지않게 능숙한 솜씨다.
이 나무들을 키워 세계문화유산인 판전(국보 제52호) 안에서 천년의 세월동안 살아 숨쉬고 있는 팔만대장경판(국보 제32호)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나무도 경판 제작의 주 재료인 자작나무와 경판의 보존을 위해 칠 재료로 쓰인 옻나무, 경판을 찍어낼 때 쓰이는 한지의 재료 닥나무를 선정했다. 또 목탁의 재료로 쓰이는 층층나무와 전통 사찰이나 궁궐 등을 지을 때 쓰이는 강원도 홍송도 함께 심었다.
자작나무는 40~50년 쯤 자라면 경판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자란다고 한다.
해인사 대장경보존실장 남일 스님은 "옻나무와 닥나무는 곧 자라므로 우선 경판의 훼손 방지와 인경 등의 재료로 귀중하게 쓰이게 될 것"이라며 "자작나무와 층층나무가 다 자란 50년 쯤 뒤에는 경판 복원은 물론 목탁 제작 등 다양한 불교문화 체험불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인사 측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초파일(5월5일)까지 홍류동 계곡 상류인 마장·초막·장자동 일대에 1만3천여 그루를 심고 연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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