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의 삶에 영향을 준다. 아버지의 직업과 능력이 아들의 장래를 결정짓고, 아들의 성장 과정이 아버지에게 선택을 하도록 한다. 이 같은 관계 때문에 주위 사람들도 둘을 나누지 않고 하나로 본다. 그 탓에 아버지와 아들의 선택과 행동은 상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아버지 때문에 아들의 진로 선택이 헝클어지기도 하고, 아들 탓에 잘나가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낙마하기도 한다.
○…공직자와 정치인에게는 아들의 처신이 정치 인생을 좌우했다. 아들 문제로 곤욕을 치른 공직자와 정치인 대부분은 잘나가던 출셋길이 막히기도 했다. 이승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대부분도 아버지와 아들의 질긴 인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버지의 위세를 업은 아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구설수를 낳았고 '아버지와 아들'사이의 인지상정을 떨치지 못한 경우 사회는 안타까움과 분노로 바라보았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아들을 감옥에 보내는 고통까지 겪어야 했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이들의 아픈 가정사를 두고 세간에서는 대통령이 되면 아예 아들을 멀리 보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아들의 병역 문제로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신체적 문제로 군대에 가지 않은 두 아들의 사정이 아버지의 인생에 장애물이 됐다. 군대'진학 등의 아들 문제로 장관 자리를 빼앗기고 국회의원 배지를 떼인 이도 있다.
○…열린우리당 경기지사 후보로 유력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 국적을 가졌던 장남을 언급하며 "국적을 회복해 군대에 갈 것"이라고 했다. 3년 전 장관 취임 당시 한국 사회에 적응이 안 돼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고 설명한 아들이었다. 열린우리당 입당식에서 진 전 장관은 "장남 부부가 한국에서 살겠다 해서 국적을 회복했고 한국에서 아이도 낳았다."고 해명했다.
○…진 전 장관의 아들이 국적을 다시 바꾼 이유는 본인들만이 안다. 삶의 상황 변화는 본인 문제다. 그러나 바라보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를 점친다. 순수하게 받아 주는 이도 있겠지만 정치적 선택에 따른 변화로 보기도 한다. 아버지의 삶이 아들의 인생을 돌려놓았다고 보는 게 세상의 인심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이처럼 뗄 수 없는 질긴 관계인 모양이다.
서영관 논설위원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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