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김경희 作 '하루'

하루

김 경 희

늘 맞이하는 아침

오늘도

당신의 이름으로 문자를 보낸다

어제도

그제도

화려한 위선 뒤에 올려놓은 세월만큼

그 많은 사랑과 희망을 포장한 내용들이

세상에 널브러져

길 어느 모퉁이에서 나를 찾을 때쯤

당신은 이미

무인도에 서 있고

나에게 다가선 시간도 잘려 있다.

하루의 시작인 '아침'에는 '어제'와 다른 '오늘'이길 소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어제와 다른 오늘'은 '사랑과 희망'으로 충만한 하루다. 그러나 반복과 위선(僞善)으로 채워지는 우리의 일상은 '오늘'도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 가 되게 한다. 결국 아침에 기원했던 '사랑과 희망'으로 충만한 삶은 '포장한 내용들'에 그치고 만다.

이런 삶에 대한 성찰은 '오늘'이 '어제'와 같은 '하루'로 '나에게 다가선 시간도 잘려 있'을 때, 이루어진다. 결국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에 대한 성찰은 '내일'을 꿈꾸는 동력이다. 그래서 우리의 '하루'는 '오늘'과는 다른 미래를 끊임없이 꿈꿀 수 있는 것이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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