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문화의 어느 일부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둘을 융합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대예술가"(미술평론가 가스통 디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장 남관 화백이 1990년 3월 3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나는 2차 대전과 한국 전쟁, 두 번의 전쟁을 체험했다. 많은 시체와 부상자들의 일그러진 얼굴은 고성의 무너진 돌담 같았고, 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마침내 태양 아래 드러난 것 같기도 했다"는 말처럼 전쟁은 그의 작품활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의 모든 그림에는 해체되어 있든 용해되어 있든 기뻐하고 고뇌하며 또한 괴로워하는 인간들의 형상이 들어 있다"고 직접 말했다. 남 화백은 이를 추상미술로 표현했다. 상형문자와 같은 형상을 주로 등장시켰으며, 해·달·고성 등 영원한 생명을 지닌 것들이 작품 소재로 이용했다.
"나는 아득한 옛날 우주창조 당시로 항상 돌아가고 싶다. 사람·동물·식물·지구·불·물·공기 등 모두 한꺼번에 어울려져 돌아가던 그 근본되는 어떤 힘의 형태를 느끼고 싶다" 전쟁의 아픈 기억을 그저 마음 속에 담고만 있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1870년 흑인 남자에게도 투표권 부여하는 미국 수정헌법 15조 발효 ▲1974년 중국 민항기, 사상 최초로 미국 뉴욕에 착륙.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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