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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칠레 FTA 2년…"농업 영향 좀 더 지켜봐야"

"국내농업 영향 좀더 지켜봐야"

2004년 우리나라가 최초로 체결한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양국간 산학협력, 인적교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칠레산 농산물도 빠른 속도로 수입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농업에 대한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무역협회가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한 '한·칠레 FTA 2년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 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대 칠레 수출 급증=정재화 한국무역협회 FTA 연구팀장은 "FTA 발효전인 2003년에는 칠레로의 수출증가율이 9.6%에 불과했으나 발효후 1년차에는 58.2%, 2년차에는 52.6%로 높아졌다."면서 "칠레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도 2003년 3.0%, 2004년 3.1%, 2005년 3.6%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품목의 실적은 자동차, 합성수지, 타이어, 철강판, 경우, 자동차부품 등은 계속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무선통신기기와 TV는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 칠레 투자도 급증=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준규 미주팀장은 "1990년대 우리나라의 대 칠레 투자규모는 연평균 509만 달러였다가 2000년대 들어 267만 달러로 감소했다."며 "그러나 FTA 발표 전후인 2003~2005년 다시 587만 달럴 증가해 1990년대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고 말했다.

특히 2002년에는 대 칠레 투자가 LG상사의 동광개발 투자 등 광업 중심이었던 반면에 FTA 발효 이후에는 삼성, LG, 대우 등 국내 가전 3사가 판매법인 형태로 진출을 가속화 하는 등 도소매업(58.7%)과 제조업(41.3%)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A 체결 이전에는 전무했던 산업혁력 역시 IT(정보기술), 광업에너지, 건설플랜트, 산업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칠레산 농산물 수입 급증=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수입은 0.6% 줄었지만 칠레산은 67.0% 늘었고, 전체 축산물 수입도 34.5% 증가한데 비해 칠레산은 47.1% 늘었다고 최세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주요 품목별 칠레산 점유율은 포도주가 13.8%에서 17.6%로, 키위가 6.5%에서 15.0%로, 신선포도가 77.6%에서 81.1%로 각각 높아졌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한·칠레 FTA가 우리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우려에 비해 작다는 시각과 관세감축폭이 단계적으로 커지는데 따라 장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며 "농업에 대한 영향은 아직 계량분석을 할 만큼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中·칠레 FTA 타결, IT수출 타격 우려=한국전산원 윤정원 글로벌컨설팅팀장은 "지난해 칠레에 대한 우리나라의 IT분야 수출은 1억 1천500만 달러로 2003년의 3천만 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칠레의 디지털 정책과 무선인터넷 접속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와 칠레의 IT협력 분야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칠레의 2대 무역국인 중국과 칠레의 FTA가 오는 7월 발효되면 칠레에 대한 우리나라의 IT분야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며 "IT분야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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