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헉!' 삼성 팀타율 꼴찌

…'지키는 야구' 시험대에

지난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 팀은? 야구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삼성 라이온즈라고 쉽게 대답할 것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었던 팀은? 삼성과 롯데, 현대 등 세 팀이다. 지난해 5위와 7위를 한 롯데와 현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삼성이 3할 타자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이처럼 2005년 챔피언 삼성은 타력 대신 투수력과 안정된 수비에 바탕을 둔 철저히 '지키는 야구'로 정상에 올랐다.

18일부터 펼쳐지고 있는 2006년 시범경기에서 삼성이 우려를 살 정도로 타격 부진을 보이고 있다. 컨디션 조절을 위한 시범경기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겠지만 올 시즌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 관계로 각 팀의 선수들이 몸을 빨리 만든 만큼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이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8일까지 열린 시범경기 8경기에서 삼성 타선이 뽑은 안타는 총 52개로 1경기 평균 6.5개에 머무르고 있다. 8경기에서 얻은 득점은 총 26점으로 1경기 평균 3.25점이다. 지난해 삼성이 1경기 평균 4.87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크다.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것은 1경기 뿐이고 6안타 이하를 기록한 것은 5경기나 된다. 삼성은 시범경기에서 팀타율 0.207로 8개 구단 가운데 꼴찌다.

WBC에 참가한 진갑용, 박진만, 김재걸 등과 주포 심정수가 시범경기 초반부터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삼성 타선은 다른 팀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본격 가동되더라도 크게 나아질 요소는 없다. WBC 대표들은 타격 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고 어깨 수술을 한 심정수는 올 시즌 예년과 같은 맹활약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충분한 재활 후 5월쯤 심정수를 실전 투입할 방침이었으나 시범경기 6경기에서 4번타자 수업을 받은 조동찬의 부진(타율 0.156)과 김한수의 부상으로 그를 조기에 4번타자에 복귀시켰다.

30대 중반의 노장 양준혁(37)과 김한수(35)가 파이팅을 보이고 있지만 타선의 노쇠화는 지난해보다 더욱 심해 보인다. 노장들이 많은 점에 감안, 해외 전지훈련에서 어느 해보다도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지만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는 미지수다.

삼성 선동열 감독이 "타격은 믿을 수 없다"는 지론으로 올 시즌에도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겠지만 타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삼성은 시즌 초반 강자의 대열에 끼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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