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한 것은 머릿속에서 모두 지우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되겠다"
지난 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의 '철벽 소방수'로 맹위를 떨치고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한국 대표팀 마무리로 무결점 피칭을 선보였던 오승환(24)은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오승환은 WBC 2라운드(8강) 일본전 2-1의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9회말 1사 1루에서 등판해 2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등 4경기(3이닝)에서 1세이브를 올리며 '방어율 0'의 완벽투를 과시, 빅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찬사에 우쭐할 법 하지만 '돌부처'라는 별명처럼 표정이 거의 변하지 않는 오승환의 올 시즌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WBC 참가 후 피로가 완전 풀리지 않아 입술이 부르터 있지만 현재 컨디션은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가 돼 있을 만큼 100% 가까이 올라 있다.
오승환은 "입술만 그렇지 컨디션은 아주 좋다. 지난 시즌에는 좋은 모습만 보여 줬는 데 나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지만 일찍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면서 팀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지난 26일 LG전에 마무리로 등판, 1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요리하며 '특급 마무리' 명성을 이어갔다.
오승환은 "아직도 제대로 된 게 없고 모든 게 부족하다. 변화구의 새로운 구질을 개발하기보다 정확한 제구력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겠다. 주위에서 해외 진출 이야기가 많지만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직은 배울 게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이런 당당한 모습 때문에 데뷔 첫 해 좋은 성적을 내고도 다음 해 부진한 '2년차 징크스'는 오승환에게 기우처럼 보이게 하기에 충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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