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예지 '정신과 표현' 시조문학 좌담회

'한국문학에서 시조는 왜 필요하고 그 기능은 무엇인가. 첨단과학문명시대인 오늘날에도 시조는 과연 매력있는 문학의 한 갈래로 존립할 수 있을까?'. 격월간 종합문예지 '정신과 표현' 2006년 3,4월호가 박기섭 시인, 정수자 시인(아주대 전임연구원), 이종문 시인(계명대 교수), 이달균 시인, 유성호 문학평론가(한국교원대 교수) 등을 초청해 대구에서 연 현대시조 1000주년 기념 좌담회 내용을 기획특집으로 실었다.

'시조문학의 반성과 전망'이란 주제 아래 이정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유성호 교수는 "자유시가 놓치고 지워버린 것을 시조가 회복해야 한다"며 "현대인의 삶을 내용으로 한 완결성과 율격성을 지키면서 문학성을 고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수자 시인은 "시조가 가진 균제미·정제미·절제미·단순미를 현대의 삶 속에서 끌어내야 한다"며 "고전적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해서 현대시와 다른 미학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섭 시인은 "우리 민족의 시적인 표현욕구가 지속되는 한 가장 정제된 방식인 시조는 21세기 초정보화 사회 속에서도 면면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문 시인은 "시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오늘날에도 시조가 왜 필요한가 하는 사실과 시조의 형식 및 창작방법에 대한 제도권내 대중적 교육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시로서의 시조'에 대한 소주제 토론에서 유성호 교수는 "시조는 시조가 가지는 형식적 제약을 받으면서도 다양한 현실적 고민을 변화있게 담아내야 한다"고 했고, 이달균 시인은 "시조는 장과 장이 독립된 기능 즉 완결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내용이 매듭없이 흘러가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박기섭 시인은 "3장 6구 12음보는 우리 정서와 한반도의 지형적·문화적 습성이 녹아 있는 우리 성정에 아주 잘 맞는 형식"이라며 "선조들처럼 생활 가운데 체질화된 시조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수자 시인은 "도입부인 초장과 전개부인 중장 그리고 전환과 결말이 이루어지는 종장까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종장의 미학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때 참다운 시조가 된다"고 했다. 이종문 시인은 "훌륭한 정형시인은 규율을 준수하면서도 주어진 자유를 최대한 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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